이스라엘 언론 "韓 내부 위기 탈출용 '저비용 외교'"'욤 하쇼아' 전야 SNS … 이스라엘 집단 트라우마 건드려"2년 전 영상을 왜 지금" … 현지 교민 사회도 '눈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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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루살렘포스트 홈페이지 캡쳐.
이재명 대통령의 '홀로코스트 비교' 발언을 두고 이스라엘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현지 언론은 한국 정부가 국내 경제 위기와 정치적 압박을 타개하려 이스라엘을 '저비용 외교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가 에너지 안보와 이란 관계 등 복합적 내부 사정에서 비롯됐다는 냉소적 시각이 확산하면서, 한·이스라엘 관계는 전례 없는 국면을 맞이했다.12일(현지 시각)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싱크탱크 유대인정책연구소 분석을 인용해 이번 사안을 외교 갈등이 아닌 한국의 경제·정치적 압박과 맞물린 문제로 해석했다.해당 매체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중동 정세 속 에너지 불안과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부담 속에서 나온 측면이 크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이 중동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등 외부 변수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아울러 이 매체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국내 여론을 관리하고 국제무대에서 입장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비용이 크지 않은 이스라엘을 강경 발언의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유대인정책연구소 소속 코비 바르다 박사는 "한국 정부는 국내 여론을 설명하고 도덕적 입장을 강조하며 국제 무대에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비교적 직접적인 비용 없이 강경한 입장을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이어 "결국 이번 사안은 이스라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이란, 국내 정치에 압박을 받는 한국의 이야기"라며 "이스라엘은 그 과정에서 하나의 도구로 활용됐을 뿐"이라고 평가했다.이와 함께 한국이 이란과의 동결 자금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이란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를 필요로 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의 발언은 시점 측면에서도 논란을 키웠다. 문제의 영상을 SNS에 공유한 지난 10일은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욤 하쇼아를 앞둔 시기였다. 욤 하쇼아는 나치 독일에 의해 희생된 600만 유대인을 기리는 날로, 이스라엘에서는 가장 중요한 국가 기념일 중 하나로 여겨진다.이스라엘 사회에서 홀로코스트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 역사적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당수 가정이 홀로코스트나 독립전쟁, 중동전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을 정도로 개인의 가족사가 곧 국가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추모 기간에는 사회 전반이 애도 분위기에 들어가며, 관련 발언이나 표현에 대한 민감도도 극도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SNS(X)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건물 옥상에서 사람을 떨어뜨리는 듯한 영상을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와 다를 바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해당 발언은 즉각 이스라엘 정부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공식 SNS를 통해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 측은 해당 발언이 역사적 비극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
- ▲ 이강근 이스라엘 한인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게시한 글.ⓒ페이스북 캡처
이번 사안은 서방 언론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은 이 대통령의 SNS 발언과 이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 대응을 잇따라 보도했다.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홀로코스트 추모라는 민감한 시기와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영상 인용, 그리고 '학살'에 대한 비교 표현이 맞물리며 외교 갈등으로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스라엘 사회에서 홀로코스트가 갖는 상징성과 역사적 무게를 고려할 때, 발언 시점과 표현 방식 모두 논란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번 논란에 대한 이스라엘 현지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반발에 더해 현지 한인 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강근 이스라엘 한인회장은 지난 11일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 뜨겁다"며 "이 행동 하나로 이스라엘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받아야 할 눈총을 생각해 봤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2년 전 일인데 왜 지금 포스팅했는지 모르겠다"며 "참 힘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