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국면서 '조용한 개입'…중국, 중재자 이미지 확보호르무즈 봉쇄 속 '위안화 결제' 실험…달러 패권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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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2주 휴전' 합의로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전쟁이 마무리 수순으로 넘어갈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충돌의 진짜 수혜가 어디로 향했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전장 밖에 있던 중국이 외교·경제 측면에서 기회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이를 '완전한 승리'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동시에 제기된다.◆ 싸우지 않고 존재감 키운 중국 … '비개입 외교' 부상최근 외신들은 이번 충돌이 중국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중국은 이번 사태에서 군사적으로는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외교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내왔다. 이러한 접근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국제 현안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이번 휴전 국면의 수혜국 중 하나로 중국을 지목했다. 중국이 직접적인 군사 개입 없이도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실제로 이번 사태에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분쟁 당사자들에게 긴장 완화를 촉구해왔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그러나 중국이 실질적으로는 일정한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활용해 협상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이는 중국이 중동 문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
- ▲ 중국 위안화.ⓒ연합뉴스
◆ "돈은 전쟁터 밖에서 번다" … 호르무즈 + 위안화 카드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막대한 출혈을 감당한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이득을 쏠쏠히 챙겼다.이란이 이번 충돌의 핵심 변수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일부를 중국 위안화로 받겠다고 선언하면서다.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주요 에너지 운송 경로다.미국에 대항하는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란 측은 유조선 통과 비용을 위안화 또는 암호화폐로 요구했다.이는 단순한 통행료 결제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달러 중심 원유 결제 구조를 흔드는 시도다.실제로 중동 원유 거래의 약 80%가 달러로 결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위안화 국제화의 실험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며, 결제 역시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우회 구조를 확대해왔다.이번 전쟁을 통해 중동 지역의 에너지 거래 구조가 변화할 경우, 국제 금융 시스템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아울러 높아진 지정학적 긴장 역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로이터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띠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를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리스크는 미국, 기회는 중국" … 비대칭 구조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리스크와 이익의 비대칭이다.미국은 군사 개입을 통해 막대한 비용 부담과 정치적 리스크를 떠안았다. 반면 중국은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 외교적 존재감을 유지하고, 에너지·통화 측면에서 일부 기회를 확보했다.다만 이를 완전한 승리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국가들이 위기 상황에서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안보 파트너로서의 신뢰에는 균열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즉, 중국은 전쟁의 비용에서는 벗어났지만 영향력의 성격이 '안보 제공자'가 아닌 '경제 파트너'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충돌은 에너지와 통화 질서의 변화를 시험하는 계기가 됐다. 위안화 결제 확대 가능성과 같은 흐름은 중국에 중장기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졌지만, 그 파장은 글로벌 금융과 통화 질서로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