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매개로 '초대형 국정농단 사건'으로 몰아가는 국조종합특검마저 수사 본격화 하기 전 결론 내려녹취록 공개→직무정지→고발까지 일사천리…'공소취소' 위한 큰그림
  • ▲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죄지우기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힘 위원단 주최 민주당의 공소취소 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죄지우기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힘 위원단 주최 민주당의 공소취소 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둘러싼 전선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조작 기소' 국정조사 특위가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청문회에 세워 조작 기소의 당사자로 몰아가면서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논란은 박상용 검사 개인의 '연어 술파티'나 '회유 의혹'이라는 지엽적 쟁점을 넘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개입을 확인함으로써 조작 기소를 입증하고 더 나아가 '공소 취소'까지 노리는, 과거 수사의 정당성을 원천 무효화하겠다는 취지라는 해석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종합특검마저 본격 수사 개시도 전에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방향을 정해두고 수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대형 국정 농단'이라는 종합특검 … "수사권 범위 초과이자 위법" 논란

    8일 법조계에 따르면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은 지난 5일 "대북송금 수사에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개입을 시도했다"며 "국가 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 농단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했다. 사건을 맡고서 불과 나흘 만에 내린 결론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대북송금 사건을) 보고한 단서는 확인됐다"면서도 "누가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사가 아직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지만 '초대형 국정 농단'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의혹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종합특검이 수사 착수를 공식화했지만 이번 수사가 특검 수사인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종합특검은 '윤석열 부부가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제기 절차에 관해 수사기관의 권한을 오남용하게 한 사건의 경우 수사할 수 있다'고 명시한 특검법 제2조 1항 13호를 근거로 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그런 기준이면 국정조사 사건 중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등 나머지 사건들도 모두 특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특검의 수사 대상을 무한정 확대하는 게 적정한가. 저는 수사권 범위 초과이자 위법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공 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보고받았을 만한 중요 사건은 전부 다 수사할 수 있을 것 같이 돼 있다"며 "대북송금 사건이건, 대장동 사건이건, 통계 조작 사건이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건 뭐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 검사는 종합특검의 출범 취지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그는 "종합특검은 보충적·보완적 특검"이라며 "대북송금 사건 내지 진술회유 사건에 대해 3대 특검에서 수사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이 주요 사건에 관해 보고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사후 보고를 받거나 추상적인 지시를 한 것만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중동 전쟁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중동 전쟁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결론도 안 났는데 직무정지한 법무장관 … 한동훈 "이 대통령 공소취소 밑밥깔기용"

    이와 함께 박상용 검사에 대한 법무부의 조치도 주목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의 당사자라며 박 검사에 대해 직무를 정지시켰다.

    이번 조치는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검사징계법 8조에 근거해 박 검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직무상 의무 위반 및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되어,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사유를 밝혔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의 조작 여부를 놓고선 당사자들 주장이 첨예하게 맞선다. 사실 이 사안은 핵심 피고인 이화영 전 부지사가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 확정 판결을 받으며 일단락됐다. 확정 판결을 뒤집으려면 명백한 사유가 있어야 함에도 박상용 검사의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며 징계에 나선 것이다.

    박 검사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직무집행 정지는 법치를 수호해야 하는 구 대행과 정 장관이 합작해 법치주의와 검사의 신분보장 제도를 일거에 무너뜨린 잘못된 사례"라며 "검찰이 불법 국정조사와 특검에 의한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에 부역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조사 중인 상태에서 번갯불에 콩 볶듯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유도 통보받지 못한 채 검찰청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 장관이 이 대통령 대북송금 사건 공소취소 밑밥깔기용으로 이재명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검사를 직무정지했다"며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재명 정권의 김용현, 노상원'이 되기로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녹취록 제출→직무정지→고발 '일사천리'…"꼭 짜맞춘 각본 같네"

    서울의소리·민생경제연구소·검사를검사하는변호사모임 등 여권의 시민단체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검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자들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무고죄·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직권남용죄 등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날 종합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전날 오전에는 이 전 부지사를 변호했던 서민석 변호사가 검찰의 진술 회유·형량 거래 등을 주장하며 박 검사와의 녹취록 2건을 검찰에 제출했다. 만 하루새 녹취록 제출, 종합특검 수사 공식화, 법무부 직무정지, 시민단체 고발이 물 흐르듯 이뤄진 셈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짜인 구조에 따라 판이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개입이 입증되면 '조작 기소'로 결론을 내릴 수 있고 그럴 경우 공소 취소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순직해병 특검이 박정훈 대령 사건에서 항소를 취하하며 만든 '공소 취소'의 선례를 대북 송금 사건에도 적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결국 대북송금에서도 사건 자체를 취소시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대통령의 사건마저 공소 취소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