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의 관계 설정 둘러싼 정면 충돌친한계·소장파 공개 비판 … 지도 체제 압박징계·제명 갈등 겹치며 선거 리스크 확대노선·체제 논쟁 격화 … 당내 파장 지속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이후 국민의힘이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장동혁 대표가 "사과와 절연 주장 반복은 분열의 씨앗"이라고 지적하자 친한(친한동훈)계와 일부 소장파 의원은 "장동혁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선고에 대해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과와 절연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며 "그럼에도 사과와 절연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며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호소와 달리 당 내외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성권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상황 인식이 놀랍고 참담하다"며 "절대 다수 국민이 요구하는 '윤 어게인'과의 절연을 당 분열로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 대표의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그들'이라는 말은 국민과 절연하겠다는 것"이라며 "장 대표는 오늘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 회견에 대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대표 체제에 개혁과 통합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국민 보수 노선을 포기하고 윤 어게인을 선택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정통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보수 정당사에서 윤 전 대통령을 지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래도 장 대표가 선거 승리에 관심이 있다고 보느냐"면서 "장 대표 사퇴보다 더 좋은 선거운동 방법이 있으면 제안해 달라. 지도부 총사퇴, 정말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지아 의원도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장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외부의 공세도 이어졌다.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 의혹으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가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윤석열 노선을 분명히 선언했다. 보수와 국민의힘이 죽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학계 일부의 주장을 당 전체의 공식 입장처럼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고 무죄추정 원칙이 정치적 면책 특권이 될 수도 없다"며 "법적 판단과 별개로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는 정치의 몫"이라고 밝혔다.

    당내 갈등의 또 다른 축은 친한계 인사들에 대한 징계 문제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장동혁 체제에 불편이 된다는 이유로 저를 잘라내려고 했던 그 징계를 법치의 힘을 빌려 바로잡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불편 세력을 숙청하기 위해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낙인을 찍어왔다"고 언급했다.

    배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던 중 프로필 사진(미성년 여아 사진)을 캡처해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지난 13일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모욕·비방 등으로 탈당을 권고받았다가 제명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26일 목요일 오후 2시 남부지법에서 잡혔다"며 "윤석열 노선을 추종하며 국민의힘을 '극우 천국'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이러한 극한 대립 속에서 나경원 의원은 자중을 촉구했다. 그는 "내부를 향한 강한 문제 제기가 오히려 당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민주당이 원하는 함정"이라며 "지금은 누가 더 옳은가를 따질 때가 아니라 무엇이 더 시급한가를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수 대폭 확대, 법왜곡죄 신설 등은 사법 체계의 구조와 권력 분립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당의 주요 인사들 간 공개 비판은 전략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의 외연 확장과 민심을 이야기한다면 더욱 신중한 언어와 단합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지방선거에서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승리를 위한 결속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