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이 받았다'는 강선우와 '姜이 전세금으로 썼다'는 보좌관김경은 '강선우에 직접 줬다'…피의자 3인 진술 모두 충돌"피의자 대질하고 추가 수사로 '진술 외 증거'도 찾아야"
  • ▲ 강선우(왼쪽) 무소속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DB
    ▲ 강선우(왼쪽) 무소속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DB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경 서울시의원이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전달했다는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 핵심 피의자들이 진술이 모두 엇갈리면서 사건이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돈을 전달했다'는 김 시의원과 '보좌관이 받아서 보관했고 즉각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강 의원, '강 의원이 돈을 받아 전세자금으로 썼다'는 전 보좌관 남모씨의 주장이 모두 충돌하면서 수사가 '말대 말' 구도로 접어들고 있다. 

    경찰이 '늑장 수사'로 초기단계에서 물적증거 확보에 실패한 채 피의자들의 진술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서는 김 시의원과 강 의원, 남씨에 대한 '3자 대질신문'은 물론 진술 외 증거 확보를 위한 경찰의 추가 수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오전 9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강 의원에 대한 조사는 21일 오전 5시53분까지 21시간 가량 진행됐다. 경찰의 신문은 오전 2시께 끝났으나 강 의원은 4시간에 걸쳐 진술조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관이 받았다'는 강선우 … '강선우가 전세자금으로 썼다'는 보좌관

    강 의원은 경찰에 출석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는 입장만 밝혔다.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오면서도 "성실하게 사실대로 최선을 다해 조사에 임했다"며 조사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만큼 그는 '김 시의원이 전달한 1억 원을 보좌관이 받아 보관했고 자신은 보고를 받은 뒤 해당 사안을 알게됐으며,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기존 입장을 이번 조사에서도 대체적으로 유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강 의원측 입장의 핵심은 '금품 직접 수수 부인'과 '반환 지시'다. 문제의 1억 원은 공천을 대가로 자신이 받은 정치자금이 아니며, 반환했기 때문에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강 의원측 주장대로라면 사건의 성격은 공천 대가성 뇌물에서 남씨가 금품을 받아 보관한 과정의 문제로 축소될 여지가 있다. 수사 방향 역시 강 의원의 뇌물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가 아니라 임의대로 자금을 받아 보관한 남씨의 책임을 따지는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남씨의 진술은 이와 다르다. 남씨는 지난 6일 1차 조사에서 '강 의원과 함께 카페에서 김 시의원을 만났고, 자신이 자리를 비운 뒤 돌아왔을 때 강 의원으로부터 차량에 물건을 실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 의원이 금품을 직접 수수했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책임 소재가 분명히 강 의원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진술이다. 

    지난 주말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는 남씨의 진술이 달라졌다. 남 보좌관은 '강 의원이 해당 1억 원을 전세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기존의 설명을 번복했다. '1억 원의 존재는 몰랐지만 무언가를 수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진술에서 강 의원이 1억 원을 받아 사용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이 바뀐 것이다. 

    반면 김 시의원의 진술은 이들과는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김 시의원은 경찰에 두 차례 경찰 조사에서 '남씨으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아 2021년 12월 강 의원과 남씨를 하얏트호텔 1층 카페에서 만났고 1억 원을 강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강 의원이 '뭘 이런 걸 다'라고 말하며 이를 수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 ▲ 김경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DB
    ▲ 김경 서울시의원. ⓒ뉴데일리 DB
    ◆김경은 '보좌관 제안으로 강선우에 줬다' … "대질신문 불가피할 것"

    김 시의원의 진술은 금품을 전달한 시점과 장소, 발언 내용까지 비교적 구체적이다. 금품이 강 의원에게 직접 건네졌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있다. 김 시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은 공천을 둘러싼 강 의원의 대가성 금품 수수 의혹으로 직결된다. 

    피의자 3명의 진술이 모두 엇갈리는 데다 번복되면서 경찰도 이들의 진술 신빙성을 저울질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찰의 초기대응 미흡이 수사 난이도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경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로도 김 시의원의 미국 출국 여부를 제 때 파악하지 못했고 강제수사도 상당 시간이 흐른 뒤 착수했다. 그 결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전자기기에서는 실질적인 물증을 거의 거의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구도에서는 대질신문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대질신문은 당사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성사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대질신문이 이뤄진다고해도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규명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치자금 사건에서의 진술은 이해관계에 따라 쉽게 엇갈리고 번복된다. 물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술만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검찰 송치단계와 향후 법정 다툼 과정에서 진술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출신 전형환 메가엑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대질을 해서 모아놓고 신문을 한다면 단독으로 조사를 받을 때와 달리 미묘한 반응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기존에 없던 또다른 진술이 나올 수 있다"며 "공천 헌금 의혹 같은 경우 대질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할 일도 없기 때문에 경찰이 불러서 대질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또 수사기관이라면 이걸 뛰어넘어 보강증거도 찾아야한다"며 "전세자금으로 썼다는 진술이 있으면 그 당시 전세자금으로 사용한 돈의 흐름과 출처를 파헤치는 식으로 추가 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