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 '우리 노래 전시회', 41년 만에 리부트 발매양지원·오연준 등 젊은 뮤지션 참여, 총 11곡 수록"후배 뮤지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담아 제작"
-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은 컴필레이션 음반 '우리 노래 전시회'가 새로운 형태의 리부트(Reboot) 프로젝트로 다시 공개돼 음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 노래 전시회' 1집은 1985년 밴드 들국화 멤버 최성원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한 앨범이다. 당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언더그라운드 음악인들의 곡을 한데 모아 소개하며 음악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음반에는 훗날 한국 음악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뮤지션들의 작품이 다수 실렸다. 이광조의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전인권의 '그것만이 내 세상', 시인과 촌장의 '비둘기에게', 조동익의 '너무 아쉬워 하지마', 강인원의 '매일 그대와', 박주연의 '그댄 왠지 달라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2018년에는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1집의 성공 이후 시리즈는 1991년까지 총 4집까지 이어졌다.
첫 음반이 발표된 지 41년이 흐른 지금, '우리 노래 전시회'는 새로운 형태의 리부트 앨범으로 다시 제작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 주제는 '삶과 생각'이다.
새 음반에는 다양한 젊은 음악인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고향의 봄'을 불러 화제를 모았던 오연준을 비롯해 걸그룹 스피카 출신 양지원,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한 포크 듀오 '여유와 설빈' 등 여러 신예 뮤지션이 가창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데보라, 레이디 온 더 힐, 인태은 등 일부 가수들은 최성원이 직접 지어준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성원은 참여 아티스트 선정 과정에 대해 "여러 인연을 통해 알게 된 젊은 가수들이 중심이 됐다"며 "앨범을 위해 별도의 대규모 오디션을 진행하거나 엄격한 기준을 세워 선발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최성원이 가장 강조한 메시지는 후배 음악인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이다. 앨범 자켓에 단 한 줄로 새겨진 'Thank You'라는 문구는 이러한 의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오늘날 케이팝(K-POP)을 세계적인 문화로 성장시킨 후배 뮤지션들에게 선배로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성원은 자신이 직접 선정한 100명의 후배 음악인들에게 리부트 앨범과 함께 특별한 선물을 전달했다.
선물은 수개월 동안 국내 핸드메이드 작가들과 협업해 제작됐다. 각 아티스트를 상징하는 고래 키링, 이름이 새겨진 반투명 목각 감사패, 'Thank You LP', 음반의 서사와 가사를 담은 스토리북, 그리고 태그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바로 감상할 수 있는 NFC 키링 등이 포함됐다.
후배 뮤지션 명단은 주로 20~30대 음악인 가운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가수 아이유 같은 대표적인 아티스트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 그리고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 등 차세대 창작자들도 포함됐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명반을 만든 선배 음악인이 세대를 넘어 후배들에게 이러한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사례는 매우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번 리부트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음악사의 흐름을 단순한 계승이 아닌 새로운 관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선배는 권위를 내려놓고 응원을 건네고, 후배는 경외 대신 존중으로 화답하는 관계를 지향한다.
최성원은 "시대를 넘어 서로를 응원하는 문화가 케이팝의 새로운 전통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매일 그대와'와 '그것만이 내 세상'을 만든 음악가가 바라보는 오늘의 케이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이유를 설명해주는 또 다른 시선이기도 하다.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미학과 태도를 형성한 인물로 평가받는 최성원은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약 2년에 걸쳐 작업을 진행했다. 단순한 복각 음반이 아니라 현재의 음악 환경과 정서를 반영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음반 제작사 제스토리는 "'우리 노래 전시회 리부트 2026'은 과거의 성과를 기념하는 앨범이라기보다 음악과 삶의 태도가 다음 세대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에 담긴 진심은 시간과 국경을 넘어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는 총 11곡이 수록됐다. LP 사이드 A에는 '다시 서울로(레이디 온 더 힐)', '서귀포 돌고래(오연준)', '아주 조금만(인태은)', '한라산-독수리를 보내며(방승철)', '기억해둔 제주(정유진)'이 담겼다. 사이드 B에는 '가을 꽃에게(김훨)', '생각은 자유(여유와 설빈)', '주막에서(박환)', '사람의 풍경(데보라)', '딱좋은 하루(한가은)', '그댄 왠지 달라요(양지원)'가 수록됐다.
작곡에는 최성원, 류권하, 방승철, 이재정 등이 참여했고, 유용기와 최선영 등이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11곡의 음원은 지난 5일 각종 음원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으며, 한정판 LP는 지난 12일부터 온라인 '제주베스트닷컴'과 오프라인 매장인 '제스토리', '바이제주'에서 판매되고 있다. -
[사진 제공 = 제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