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소송' 1심서 승소한 민희진하이브 향해 "민형사 소송 중단"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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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로 일하다 '경영권 및 뉴진스 탈취 시도' 의혹에 휘말려 하이브와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전 어도어 대표)가 "풋옵션 대금 256억 원을 포기하겠다"며 "대신 모든 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이브에 했다.
- ▲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진스를 위해 256억 원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정상윤 기자
지난 12일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식 매매 대금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해 풋옵션 행사의 정당성을 법적으로 인정받은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소의 대가로 얻게 될 256억 원을 다른 가치와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제가 256억 원을 내려놓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해 달라"고 하이브에 제안했다.
민 대표는 "이번 소송의 결과는 제게 지난 2년간의 상처를 씻어주는 위로와도 같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대중 여러분께 드렸던 피로감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
이에 "그 빚을 새로운 K-팝의 새로운 비전으로 갚아 나가고자 한다"고 밝힌 민 대표는 "256억 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일생을 바쳐도 접하기 힘든 거액이고,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알린 제게도 너무나 귀한 자금이지만, 이 거액의 돈보다 훨씬 더 간절히 바라는 가치가 있기에 하이브에 의미 있는 제안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 ▲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진스를 위해 256억 원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정상윤 기자
민 대표는 "하이브와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이 종료돼야 아티스트들은 물론, 그 가족, 팬덤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의 무분별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제안에는 저 개인뿐만 아니라, 뉴진스 멤버, 외주 파트너사, 전 어도어 직원들은 물론, 이 싸움에 휘말려 상처받은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와 고발 종료까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행복하게 무대에 있어야 할 다섯 멤버가 누군가는 무대 위에, 누군가는 법정 위에 서야 하는 현실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무대 위에 있는 멤버들도 괴로울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팬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이 상황을 행복하게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토록 갈가리 찢겨진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없다"고 단언했다. -
지난해 '뉴진스와 어도어가 맺은 전속계약은 유효하다'는 1심 판결이 확정된 이후 해린과 혜인, 하니는 소속사로 복귀했고, 민지는 여전히 복귀 문제를 논의 중인 상태다. 반면 다니엘은 이번 분쟁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하이브에서 퇴출됐다. 민 대표의 '호소'는 하이브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다니엘과 그의 가족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진스를 위해 256억 원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정상윤 기자
민 대표는 "256억 원이라는 거액을 다른 가치와 바꾸겠다는 이 결단이, K-팝 산업의 전체적인 발전과 화합으로 승화하길 기대한다"며 "저와 하이브가 있어야 할 곳은 법정이 아니라 창작의 무대다. 뉴진스 멤버 5명이 모두 모여 마음껏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아티스트가 다시 빛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유일한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향해 "이제 우리 법정이 아닌 창작의 자리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민 대표는 "지난해 7월의 상법 개정 등 기업의 책임이 엄중해진 시대에, 엔터 산업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화합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주주와 팬들을 위한 가장 현명한 경영 판단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가 뉴진스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를 사유화하려 하고,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며 2024년 7월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고,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의 소송을 제기했다.
- ▲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진스를 위해 256억 원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정상윤 기자
이에 어도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민 대표는 "주주 간 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하이브를 상대로 260억 원 상당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한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하이브는 민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했을 당시 이미 주주 간 계약이 해지됐으므로 풋옵션 지급 의무가 없다는 논리로 민 대표와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지난 12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식 매매 대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하이브가 민 대표를 상대로 낸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킬 방안을 모색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민 대표의 풋옵션 행사는 정당하므로 민 대표에게 225억 원을, 어도어 전직 이사들에게 각각 17억 원과 14억 원을 지급할 것을 하이브에 명령했다. -
- ▲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진스를 위해 256억 원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정상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