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이어 르세라핌·아일릿·뉴진스까지하이브, '멀티 레이블 제국' 확장 본격화
  • ▲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9일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아리랑'의 포문을 열고 있다. ⓒ빅히트 뮤직 / 뉴시스
    ▲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9일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아리랑'의 포문을 열고 있다. ⓒ빅히트 뮤직 / 뉴시스
    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유한 '하이브(HYBE)'가 걸그룹 제작에 초점을 맞춘 신규 레이블 'ABD'를 설립하며 K-팝 시장 공략에 다시 한번 속도를 올린다. '이타카 홀딩스' 인수 등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구축한 하이브가 이번에는 여성 아티스트 IP 확장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8일 신규 레이블 ABD 출범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ABD는 'A Bold Dream'의 약자로, 기존 공식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사 측은 "A와 B 다음에 당연히 C를 떠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전혀 다른 D를 상상하는 조직이 되겠다는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레이블 설립은 단순한 조직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는 그동안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제작진과 브랜드 색깔을 독립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를 통해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뉴진스, 아일릿 등 각기 다른 색채의 팀들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특히 최근 K-팝 시장에서 걸그룹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ABD 출범은 하이브가 여성 아티스트 라인업 강화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보이그룹 강자였던 하이브가 이제는 걸그룹 분야에서도 확실한 영향력을 구축하려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규 레이블의 수장은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출신 노지원 대표가 맡는다. 그는 아티스트 기획과 제작 운영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플레디스와 모어비전(MORE VISION) 등을 거치며 제작 시스템 구축 역량을 인정받아왔다. 하이브 내부에서는 "실무 감각과 조직 운영 능력을 모두 갖춘 제작형 리더"라는 평가가 나온다.

    ABD의 첫 프로젝트는 올해 하반기 데뷔 예정인 신인 걸그룹이다. 제작 총괄에는 플레디스 창립자이자 다수의 히트 아티스트를 탄생시킨 한성수 마스터 프로페셔널(Master Professional, MP)이 참여한다. 그는 애프터스쿨, 세븐틴, 아이즈원, TWS 등의 제작에 관여하며 K-팝 팬덤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인 걸그룹이 단순히 '하이브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음악뿐 아니라 세계관, 퍼포먼스, 디지털 콘텐츠, 팬 플랫폼 연계까지 포함한 종합형 IP 전략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ABD는 기존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각과 서사를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음악과 비주얼, 퍼포먼스뿐 아니라 팬들과 교감하는 방식 자체에서도 차별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가 구축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작 인프라가 새로운 걸그룹의 성장에도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음악 시장은 단순히 좋은 곡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를 넘어섰다"며 "팬들이 팀의 세계관과 메시지, 콘텐츠 경험 전체를 소비하는 흐름 속에서 ABD는 보다 입체적이고 몰입감 있는 아티스트 브랜딩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이브의 걸그룹 전략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르세라핌은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고, 뉴진스는 데뷔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글로벌 스트리밍 기록을 갈아치우며 K-팝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아일릿 역시 데뷔 직후부터 숏폼 플랫폼과 글로벌 차트에서 빠른 반응을 얻으며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ABD의 등장 역시 자연스럽게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하이브가 보유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과 해외 네트워크, 대형 공연 제작 역량까지 더해질 경우 신인 그룹임에도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요계 관계자는 "현재 K-팝 산업은 단순한 아이돌 제작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와 세계관을 구축하는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하이브는 이미 그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체계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ABD가 선보일 첫 걸그룹의 구체적인 멤버 구성과 콘셉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 하이브 걸그룹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스타일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