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제2남중국해 되나 … '알박기' 전철 밟을 우려CSIS "서해 PMZ 안팎에 무단 구조물 16개 포착"시진핑, 실무진에 책임 전가하며 전략적 모호성 유지국제법 무시 회색지대 전술·단계적 기정사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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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시 주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공동취재/뉴시스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안팎에 무단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서해의 '남중국해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해당 사안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중국 상하이 현지 브리핑에서 서해 구조물과 관련한 양 정상 간 "진전된 공감대"에 대한 질문에 "시 주석께서는 서해 구조물에 대해서 잘 인지를 못하고 계셨던 듯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이 제기하자 (시 주석이) 관심 있게 들었고 '실무적 차원에서 이건 서로 얘기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니겠는가'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이어 "한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가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측의 이야기였다. 공감대가 어느 정도 확인됐고, 마찬가지로 실무적 차원에서 얘기해 보는 것이 어떨까 정도로 이야기가 진척된 걸로 알고 있다"며 "서해와 관련해서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의구심이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도록 노력하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 ▲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일대에 설치된 중국 측 부표·구조물의 위치와 사진을 정리한 도표.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비욘드 패럴렐'(Beyond Parallel)은 지난해 12월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2018년 이후 해당 수역 내부 및 주변에 13개의 부표를 일방적으로 설치했고 한국과 사전 협의 없이 물고기 양식을 명분으로 한 '선란(Shen Lan) 1호'와 '선란 2호' 등 2개의 양식장 케이지와 통합 관리 플랫폼인 '아틀란틱 암스테르담'을 수역 내에 건설했다"며 "영구 시설물의 수역 내 설치는 한중 어업협정 위반"이라고 분석했다. ⓒCSIS Beyond Parallel
그러나 시 주석이 실무진에 책임을 전가하며 취한 '전략적 모호성'은 결국 현상의 기정사실화(Fait Accompli)를 노린 '살라미 전술'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 인공섬→전초기지화→해경·민병대 동원→상대국 활동 제약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단계적 기정사실화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나 랜드(RAND)연구소 등 주요 연구기관들이 '회색지대 전술'로 분류해 온 전형적 패턴이다.중국은 2013년 이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여의도 면적의 약 4.5배에 달하는 대규모 인공섬을 조성했다.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이 주장하는 9단선(Nine-Dash Line) 내의 수역에 대한 권리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양립할 수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국은 여전히 남중국해 현장에서 강압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이러한 남중국해의 선례가 서해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구체적 수치로 확인된다. CSIS에 따르면 중국은 서해 한중 PMZ 안팎에 13개의 부표와 2개의 양식장 케이지, 그리고 통합 관리 플랫폼 등 16개의 구조물을 무단으로 설치한 상태다. 결국 관건은 시 주석의 "인지" 수준이 아니라 중국의 무단 구조물 추가 설치 중단, 일방적인 항행금지구역 설정 해소, 검증 가능한 이행 조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있다.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중 정상회담 및 만찬 직후인 지난 5일 베이징 현지 브리핑에서 양 정상이 서해 구조물 문제를 포함한 서해 현안에 대해 "진전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위 실장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저는 조심스럽지만 진전을 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지난번 경주에서 우리가 논의했고 실무 협의를 해서 털어보자는 반응이 있었고 그 후 실무 접촉이 있었다"며 "실무적인 대화가 비교적 진행이 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일련의 흐름을 볼 때 약간 기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서해는 현재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자제와 책임 있는 행동이 중요하다는 공감대 하에 2026년 내에 차관급 해상해양경제획정 공식회담을 개최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다만 정부 내에서는 서해 구조물 협의가 해양경계 획정 논의와는 별도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외교부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차관급 회담은 해양경계 획정의 추동력을 더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구조물과 분리된 문제는 아니겠지만 현재 별도 트랙으로 가고 있다"며 "서해 구조물 관련 협의는 기존 채널을 통해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서해 구조물은 지금까지 여러 번의 실무회담을 통해 어떤 진전을 만들 수 있다는 여지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한중 양국은 2014년 해양경계획정을 위한 차관급 회담을 연 1회, 국장급 회담을 연 1∼2회 개최하기로 했지만, 차관급 회담은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 열리는 데 그치며 국장급 회담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