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행사서 청년 발언"입시로 친구와 단절·각자도생 때문"李 성남시, 24세 청년에 1년 100만 원 지급지선 출마 예정자엔 청년배당 반영 권고野 "돈 뿌렸으면 좌파화? 청년 비하의 전형"
  •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상윤 기자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상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친명(친이재명) 조직 특강에서 청년들의 보수화 해법으로 청년 배당을 제시했다. 친명 홍위병으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가 주최하는 '이재명 정치학교'에서 나온 발언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은 전날 청주에서 열린 '이재명 혁신정치 바로배움터 더혁신 정치학교'에 강연자로 연단에 섰다. 주제는 '검찰개혁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철학'이다.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은 지난 8월 2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대장동 개발 비리 일당으로부터 민주당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2심 재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7000만 원, 추징금 6억7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특강 자리에서 자신이 수감 중 청년들의 극우화 문제에 대해 생각했던 일화를 전했다. 

    김 전 부원장은 "구치소 안에서 뉴스를 통해 극우 청년 이런 친구들이 길거리에서 아스팔트 태극기 부대가 돼가지고 다니는 걸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우리가 저 친구들을 갖다가 '너 왜 그래' 타박만 하고 될 수가 있을까? 문제가 뭘까? 복합적이겠지만 그 중 큰 게 하나가 교육적인 이런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교육·교육·교육, 입시·입시·입시, 학원·학원·학원. 그러면서 옆에 있는 친구 갖다가 단절시키고 분리하는 각자도생의 이러한 사회를 깨야하는 것이 여러분의 몫"이라고 했다. 

    문제의 해법으로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간판 정책 중 하나던 '청년 배당'을 강조했다.

    그는 "아, 그래 성남에서 우리가 그때 욕을 엄청 먹으면서도 청년 배당이라는 것을 했었지"라며 "청년한테 뭐 큰 돈 주는 것도 아니다. 1년에 분기별로 25만 원씩 해서 100만 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 이거 갖고 딴 것 하지 말고 그래도 시간 남을 때 영화 같은 것 보고 싶으면 영화 보고, 친구들하고 나들이 가고 싶으면, 사 먹고 싶으면 사 먹고, 취미 생활을 해. 저는 대단한 함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전 부원장은 "만약 10년 전에 성남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이 했던 청년 배당이 전국적으로 시행이 돼서 10년 동안 우리의 청년들에게 적어도 1년에 100만 원을 줄 수 있는 여유 있는, 함께 사는, 그런 사회가 됐다면 지금 청년 문제 때문에 우리가 골머리를 앓을까, 고민을 할까, 저는 안 그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혁신회의 인사들을 향해서도 정책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여기 계시는 여러분, 내일의 이재명이 될 여러분께서 지금 숙의와 토론을 통해 준비하는 그 과정 속에 그 지역 현안 같은 것을 꼼꼼히 체크해서 꼭 반영했으면 좋겠다 감히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청년 배당은 성남시에서 2016년부터 시행됐던 '청년 기본소득 사업'이다. 만 24세 성남 거주 청년에게 1인 10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이 대통령의 간판 정책이던 기본소득의 원조로 불린다. 2023년 성남시의회에서 조례가 폐지되며 사라졌지만, 경기도에서는 '청년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2026년 예산으로는 614억 원이 책정됐다. 

    야당에서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 친명 최대 조직 행사에 특강을 하며 청년을 비하했다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은 2020년 1월 김 전 부원장의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김 전 부원장은)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어서, 앞으로 큰 성과를 만들어낼 아주 유용한 재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에 "본인들은 나쁜 짓 다 하고 다니면서 청년들에 훈장질 하면서, 청년들은 돈이나 뿌리면 좌파 성향이 됐을 것이라고 비하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분신이라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청년 배당을 친명 출마자들에게 정책화하라고 부추기는 것 자체가 청년들의 반감을 사는 꼰대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