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26명·피해액 41억 원40대 韓 남성 징역 3년 6개월텔레그램 지시받고 금감원 사칭
  •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64명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2025.10.18. ⓒ인천=서성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64명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2025.10.18. ⓒ인천=서성진 기자
    최근 캄보디아 사태로 해외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한 조직의 수거책 역할을 하며 약 41억 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김양훈)는 지난 21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49)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19일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연락해 온 성명불상 조직원으로부터 "경매 물건 조사와 서류 송달 업무를 해보겠냐"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이후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지시를 받으며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전달책 역할을 맡았다.

    해당 조직은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범행 전반을 총괄하는 총책 ▲조직원 지시·교육을 담당하는 관리책 ▲정부기관·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콜센터 ▲자금을 수거해 전달하는 수급책 ▲차명계좌·대포폰을 제공하는 공급책 등으로 역할이 세분화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조씨는 조직원이 제공한 시나리오에 따라 '우체국 택배기사 사칭 → 보이스피싱 위험 경고 → 악성 앱 점검 요구 → 금감원·검사 사칭'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수법을 활용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그는 "삼성카드가 발급돼 배송 중인데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설치된 것으로 보여 금감원 직원을 통해 자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로 피해자를 기망했다.

    조씨는 세 차례에 걸쳐 총 9억 원에 달하는 수표 11매를 받아 조직에 전달했다. 전체 피해자는 26명, 피해 규모는 약 41억 원에 이른다.

    재판부는 "전기통신을 이용한 조직적 보이스피싱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피해 회복이 어렵다"며 "피해액은 41억 원에 이르고 범행의 중대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를 기반으로 한 총책과 상위 조직의 정확한 신원은 특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