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차 출석 일정 조율 중"…소환 일정 아직3차 조사, 金 측 요청으로 중단…"건강상 이유"조서 날인도 안 해…증거 효력 논란전문가들 "수사 지연되면 의혹 규명 어려워"차남 먼저 소환 후 압수수색…수사 절차 '이례적'
  • ▲ 공천 헌금 수수 등 13가지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3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공천 헌금 수수 등 13가지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3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공천헌금 수수 등 13개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4차 소환 조사 일정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신병 확보도 지연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6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4차 소환 조사 일정을 묻는 질문에 "출석 일정은 조율 중"이라며 "세부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김 의원의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3차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면서 이날 조사는 약 5시간 만에 종료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6~27일에도 김 의원을 잇따라 소환해 이틀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두 차례 조사는 모두 자정 전후까지 약 14시간가량 이어졌다.

    경찰은 1·2차 소환을 통해 제기된 13개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3차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3차 조사가 약 5시간 만에 종료되면서 수사 진행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조서 날인 안 한 3차 조사 … 전문가 "수사 동력 떨어질 우려"

    당초 경찰은 지난 5일 김 의원을 소환해 3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 측 요청으로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 3차 소환 조사에서 조서 날인 역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 조사에서 피의자 진술을 정리한 조서는 통상 조사 종료 후 피의자 확인과 날인 절차를 거친다. 김 의원이 다음 조사에서도 조서에 날인하지 않을 경우 해당 조서가 증거로 채택되기 어려워 조사 자체의 효력을 잃는다.

    김 의원의 4차 소환 일정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사자 조사가 빨리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계속 늦어지다 보니 수사에 힘을 잃고 있는 점은 사실"이라며 "애당초 김 의원에 대한 수사 시작 자체도 늦었는데 지금도 계속 지연되는 모습은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건 건양 변호사도 "조서 날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자체로 유효한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며 "5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는데도 조서 열람과 날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수사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수사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차남 김모씨가 지난달 25일 오전 10시부터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약 13시간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 김병기 무소속 의원 차남 김모씨가 지난달 25일 오전 10시부터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약 13시간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차남 취업·편입 의혹 수사 … 압수수색 절차 '이례적'

    김 의원 차남 김모씨 취업 청탁·편입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역시 절차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월 14일에도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당시 영장에는 김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시됐고 김씨의 취업 특혜 의혹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뒤늦게 김씨의 빗썸 취업과 숭실대 편입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뇌물수수와 업무방해 혐의가 적시됐다.

    김씨는 지난해 1월 빗썸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의 청탁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2023년 초 김씨의 숭실대 편입 과정에서도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을 두고 수사 절차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경찰이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두 차례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이후 압수수색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피의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박성배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압수수색을 먼저 해 분석한 뒤 조사를 한다"라며 "전형적인 수사 절차 패턴에서는 어긋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곽 변호사도 "보통은 압수수색을 먼저 진행하고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당사자를 조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이번처럼 조사를 먼저 진행한 뒤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방식은 통상적인 수사 절차와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변호사는 "압수수색 전 조사를 먼저 진행하면 어떤 부분이 수사 대상인지 피의자가 미리 알게 될 수 있다"라며 "그 사이 관련 자료가 훼손되거나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