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청, 16일 SH공사 매장유산법 위반 고발서울시에는 '통합심의 보류' 전제 3자 협의 제안
  • ▲ 종묘 앞 초고층 재개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운4구역 모습 ⓒ뉴데일리DB
    ▲ 종묘 앞 초고층 재개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운4구역 모습 ⓒ뉴데일리DB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충돌이 결국 형사 고발로 번졌다.

    국가유산청은 16일 세운4구역 정비사업 시행주체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매장유산 훼손 행위로 판단해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유산청에 따르면 세운4구역은 조선시대 한성부 유적이 확인된 지역으로 그간 건물지 592동과 우물 199기 등이 발굴된 곳이다. 유산청은 SH가 이 구역 내 매장유산 유존지역 11개 지점에서 사전 협의 없이 지반 시추를 진행했으며 이는 매장유산의 현상을 변경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행 매장유산법은 이미 확인됐거나 발굴 중인 매장유산의 현상을 허가 없이 변경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SH와 서울시는 공사 추진을 위한 시추를 하면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산청은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세운지구 개발과 관련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조속히 실시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이 세계유산의 보편적 가치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는 절차다.

    영향평가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 문제가 '보존 의제'로 상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 유지 여부가 논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네스코는 필요할 경우 지위 박탈 여부 판단을 위한 공식 현장 실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영국 리버풀 해양산업도시는 실사 이후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에 19일 예정된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 개최를 보류하고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허 청장은 "통합심의를 보류한다는 전제 하에 유산청장과 서울시장, 종로구청장이 참여하는 3자 협의를 제안한다"며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인 상황에서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 상실 여부가 논의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