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도 감성도 까맣게 재가 되는 곳 …"요덕수용소는 '살아 있는 지옥'이었다"장진성, 캠프 15 '인권 말살' 실태 소설화실존 인물 실화 바탕 ‥ 다큐에 가까운 팩션매주 월~금요일 '캠프 15' 1권 470쪽 풀연재
  •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장진성(張陳城·54)의 신간 '캠프 15(Camp 15)' 1권을 뉴데일리가 독점 연재한다. 26일부터 매일(주말 제외) <소설 '캠프 15'> 코너를 통해 16세 소년 도성진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수용소 생존기(生存記)가 펼쳐질 예정이다.

    '캠프 15'는 '요덕수용소'로 잘 알려진 북한 '15호 정치범수용소'의 인권 말살 실태를 고발한 장편소설이다. 형식은 소설이나, 북한 유명 축구 선수, 북한 부주석의 아들, 실제 수용소 관리자 등 실존 인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쓰여 사실상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작품이다.

    주인공 도성진은 어린 나이에 예기치 않게 악명 높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다. 그곳은 물리적·정신적 폭력이 일상화된 공간, 인간을 짐승으로 만들려는 체제의 압력이 지배하는 세계다. 그러나 도성진은 같은 작업반에서 함께 일하는 3급 관리소 구읍리 2작업반 '9분조' 동료들과 고통을 견디며, 가족보다 더 끈끈한 정과 연대를 쌓아 간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생존은 하루하루가 고비였고, 동료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 작가는 요덕수용소에 수용됐다가 풀려난 생존자와, 수용자 관리를 맡았던 보위원 등 총 28명을 만나 인터뷰한 끝에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함경남도 요덕군에 실재했던 '캠프 15'는 북한 주민뿐 아니라 한국인, 화교, 혼혈인, 일본인까지 갇혀 있는 세계적 인권유린 현장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수용자들의 반복되는 작업으로 수용소 내 돌이 둥글어졌다는 작가의 말은 이곳 수감 생활이 얼마나 괴롭고 비참했는지를 보여준다. 

    어릴 적 소꿉친구가 보위원이 돼 죄수 앞에 서고, 장본인이 죽어야 연좌제로 함께 끌려온 가족이 풀려나는 제도 속에서 친족간 살인까지 벌어진다. 자기 언어가 무기가 되고, 자기 피가 족쇄가 되는 곳. 그 역설적인 참담한 상황이 이 책의 '심장'을 이룬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대다수 수용소 이야기가 절대악인 보위원과 절대약자인 죄수가 대립하는 단순 흑백 논리로 그려진 것에 반해 '캠프 15'는 보위원들의 인간적 고민과 내적 갈등, 상층부 권력 다툼과 수용소를 지탱하는 체제적 장치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수용소에도 법이 존재한다"는 역설을 통해 그곳에서 벌어지는 가학 행위가 특정 개인의 자의가 아닌, 체제가 만든 제도적 폭력임을 보여준다. 결국 보위원조차도 그 법과 규율에 갇힌 또 다른 수감자라는 사실을 서늘하게 일깨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어둠'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사랑과 상실, 인내와 투지, 그리고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해학이 있다. 도성진의 눈으로 본 요덕수용소는 두려움과 좌절이 엄습하는 가운데도 인간성이 꺼지지 않는 무대였다. 피골이 상접한 죄수들은 웃음으로 중노동을 버텼고, 농담으로 공포를 비틀었다.

    주인공 도성진의 눈을 따라가다 보면, 물리적 억압을 넘어서는 인간의 존엄과 정신적 승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잊어버렸거나 가볍게 여겼던 삶의 가치들을 다시 붙잡게 한다.

    단순한 폭로를 넘어 문학적 언어로 완성된 이 소설은 한국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이다.

    ◆ 작가 소개

    장진성 =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이자 작가. 조선중앙방송위원회 TV총국에서 문예부 기자를 지내고, 북한노동당 통일전선부 101연락소에서 작가로 근무하다 2004년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시를 몰래 쓰다 적발돼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까지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이후 대북전문매체 뉴포커스(New Focus)를 발행해 소외된 '탈북민의 삶'이나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고, 평양의 주요 시설 위치, 장성택의 처형 사실 등 대형 특종 보도를 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시를 이용한 '대남심리전'을 맡았던 작가는 지금까지 총 9권의 책을 펴내며 탈북민과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8년 펴낸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가 2012년 영국 옥스퍼드대가 선정한 '렉스워너 1등상'을 받으면서 국제적 작가로 명성을 높이게 됐다. 2014년 랜덤하우스(Random House)에서 출판된 '경애하는 지도자에게(Dear Leader)'는 장 작가의 대표작. 세계 32개 민족어로도 번역 출간된 '경애하는 지도자에게'는 출간 직후 아마존 아시아 전기물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영국 '더 타임즈(The Times)'의 표지모델이 되는가 하면, CNN 간판 아나운서 크리스티안 아만포(Christiane Amanpour) 뉴스쇼에 한국인으로서는 싸이에 이어 두 번째로 초대 받기도 했다. 

    ◆ 출판사 소개

    영우드(Youngwood) = '젊은 숲'이라는 뜻을 품고 2025년에 설립된 출판사.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나무가 모여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어 내듯이 다양한 목소리가 모여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다. 영우드는 이 시대의 질문을, 희망과 연대를 책 속에 담아내고 그 목소리들이 함께 울창한 숲을 이루도록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영우드는 또한 출판을 넘어 국제적 IP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한국의 이야기가 세계의 무대에서 영상, 무대, 예술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수 있도록 '책에서 시작해 콘텐츠로 이어지는 길'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자 한다.

    특별히 영우드는 작가 발굴과 창작 생태계 조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영우드의 첫 장편 프로젝트 '캠프 15'는 바로 그 비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문학 작품의 출간을 넘어 한국 문학이 세계와 호흡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환기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