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언급에 격앙된 김용범, 운영위 한때 중단김은혜 "청년 전세 대출 3조 삭감" 정책 공세김용범 "딸, 전세 맞지만 갭 투자는 아냐"여야, 9월 통계 사용 여부 두고 위증 공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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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전세 관련 질의를 듣던 중 가족이 언급되자 격노하고 있다. 옆에 있던 우상호 정무수석이 만류하고 있다. ⓒ뉴시스
'청년 주거 사다리' 정책 축소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하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가족을 거론하지 말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청년 전세 대출 삭감 문제를 따지며 김 실장에게 제기한 질문은 '가족 언급' 반발로 비화했고, 국회 운영위원회는 회의가 일시 중단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이후 위증 공방까지 번지면서 여야 간 충돌이 격해졌다.김 의원은 18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김 실장을 상대로 주거·부동산 관련 정책 질문을 이어갔다.김 의원은 "따님이 전세 살고 있는데 전세금은 누가 모은 것이냐"고 묻자 김 실장은 "딸이 저축을 한 게 있고 제가 조금 빌려준 게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김 의원이 "그럼 김 실장은 일명 이 정부가 얘기하는 '갭 투자'로 집을 사셨죠"라고 묻자 김 실장은 "아니다. 제가 중도금을 다 치러서 한 것"이라고 답했다.김 의원은 "따님한테 임대 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으시냐"라고 묻자 김 실장은 "제 가족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하지 마세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김 의원은 "(이 정부는) 임대 주택 예산을 확보하고 청년 월세는 하지만, 청년 전세가 될 수 있는 정책 대출은 거의 다 잘랐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예를 들어 청년 월세는 97% 지원한다고 하는데 전세 자금에 청년들이 보탤 수 있는 디딤돌, 버팀목 대출은 3조 원 이상을 잘라냈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따님을 뭐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딸은 전세를 살 수 있는 든든한 아버지의 마음이 있는데 그럼 모든 부모의 마음은 내 아들·딸도 전세 살아서 집을 사는 주거 사다리에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정책 대출을 그렇게 줄이면 청년 월세, 청년 임대 주택을 가라는 것이냐, 왜 전세를 못 가게 막는 것이냐"고 물었다.이에 김 실장은 "우리 딸을 거명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지금 청년들을 위한 대출을 줄인 것은 없다. 뭘 줄였느냐"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예산을 보라. 내년 정부 예산을 보면 정확히 보면 버팀목 대출 자금을 3조 이상 대출을 삭감했다"고 반문했다.김 실장은 "이전 정부에서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을 저희가 6·27 때 정리한 것"이라며 "의원님은 어떻게 그렇게 가족을 엮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했다.김 의원이 "엮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라고 하자 김 실장은 "저는 갭 투자 안 한다고 말했다. 딸이 갭 투자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옆 자리에 앉은 우상호 정무수석이 김 실장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목소리는 더 고조됐다. 김 실장은 "가만히 계시라, 위증으로 고발한다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라고 말하며 긴장을 키웠다.결국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를 내는 곳이냐"고 제지했고, 김 실장은 "송구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우 수석은 "가족 문제는 서로 예민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진화에 나섰다.한편,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실장의 언성에 대해 논평을 내고 "김 의원이 청년 전세난의 현실을 강조하고자 질의한 것을 김 실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딸을 거명하지 말라, 가족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언성을 높였다"면서 "알맹이 하나 없는 백지시트로 관세 협상 성과를 포장하더니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한 태도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최 수석대변인은 "분노해야 할 사람은 김 실장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약탈 정책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긴 청년과 국민"이라며 "'우리 딸은 건드리지 말라'고 분노하면서도 정작 다른 이들의 아들, 딸이 절박함을 호소할 때 김 실장은 단 한 번이라도 분노한 적 있느냐"고 비판했다.논란은 위증 공방으로도 번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김 실장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해 9월 통계가 존재하지 않다고 답했지만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10월 이미 9월 통계를 완성해 내부 결재를 마쳤다"며 "즉시 위증 고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이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증이 아니다"라며 "10·15 부동산 대책 때 9월 통계를 쓰지 않은 이유는 공표된 이후에 사용할 수 있는 통계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그는 "대통령실이나 국토교통부가 공표되지 않은 통계를 사용해 대책을 설계했다면 그것이야말로 불법이지, 위증 고발 사례와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