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김민석 제안 '헌법존중 TF 구성' 승인공직자 계엄 전후 10개월 뒤진다휴대전화도 자발적 제출 유도 … 비협조하면 징계野 "文 정부 적폐 청산 내란으로 이름만 바꿔 등장"
  • ▲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뒷줄 가운데)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뒷줄 가운데)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에 협조한 공직자들을 조사해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결정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시즌2'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헌법 존중'을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 공직자 인사 이동의 명분을 확보해 정권 코드에 맞지 않는 인사들을 걸러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이력이 있는지 조사하는 TF가 49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많은 의혹이 제기된 검경과 군,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등은 집중 점검 기관에 포함됐다. 이달 21일까지 조직을 구성한 뒤 내년 2월 13일까지 내부 인사조치를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조사 범위는 비상계엄 전 6개월부터 비상계엄 후 4개월까지 총 10개월 동안 내란에 직접 참여하거나 협조한 행위 여부다.

    조사는 인터뷰와 서면조사, 디지털 포렌식 등 종합적으로 받는다. 공용 재산인 업무용 PC, 서면자료 등은 조사 목적상 열람 가능 등 기본적 감사 권한에서 허용된 감사권한 범위 내에서 실시한다. 아울러 휴대전화 등은 자발적 제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직자가 상당한 의혹에도 비협조적이면 대기발령 또는 직위해제 후 수사 의뢰 등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11일 김민석 국무총리의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 제안에 즉각 화답하며 각 부처와 기관별로 TF를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TF는 총리실이 중심이 돼 내년 1월까지 신속하게 조사를 마치고, 설 명절을 기점으로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TF 구성을 두고 '전 정부 공직자 솎아내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밀어붙였던 적폐청산 프레임처럼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통해 정치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대상으로는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대장동 항소 포기 관련 공개 항명성 서한을 보낸 전국 검사장 15명, 고검차장검사 3명 등 18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들을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규정하며 국정조사·상설특검·청문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 TF까지 합세한다면 이들에 대한 인사 조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야권은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시즌 2'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적폐청산보다 잔인한 내란청산이 시작됐다"며 "헌법을 들먹이지만, 실상은 정권에 충성하지 않는 공직자를 솎아내고 숙청하기 위한 완장질 TF"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적폐라는 이름으로 공직자를 골라내던 그 방식이 이제는 내란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다"며 "수사와 재판도 모자라 인사권까지 동원해 반대 세력을 숙청하겠다는 것이다. 행정의 중립성은 사라지고 정권 충성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이재명 정부는 언제까지 '내란 타령'만 할 작정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직자를 죄인으로 몰아붙이는 정치보복의 반복은 이제 국민 피로를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때는 '적폐청산' 지금은 '내란청산', 이름만 바꿔 달았을 뿐 본질은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치의 칼끝이 대통령을 향할 때는 '정치 탄압'이라고 외치면서 공직자를 겨눌 때는 '정의 실현'이라고 포장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권력의 이중잣대"라며 "국정의 동력을 찾고 싶다면 허깨비 같은 내란 프레임에 매달릴 게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부터 마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