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메이커인 트럼프를 페이스메이커로서 지원할 것""대량파괴·살상 후 이긴들 … 싸워서 이기는 건 하책"
  •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내 마련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내 마련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북측이 안심하고 남측을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들을 이것저것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록 북측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의심하고 화내고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북한의) 의심과 대결적 사고, 또는 대결적 상황 판단을 바꾸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의 코트를 벗기려면 센 바람만 불어서는 쉽지 않고 오히려 움츠러들게 하니까 따뜻한 봄날을 만들어서 더 이상 옷을 껴입고 있을 필요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김대중(DJ)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면서 "억지력과 대화, 타협, 설득, 그리고 공존과 번영의 희망 등이 있어야 비로소 평화가 안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란 무력으로 억압한 상태라든지 아니면 무력을 통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량 파괴와 살상 후에 이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싸워서 이기는 건 하책이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책이라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고한 평화이고 안보"라고 덧붙였다.

    또 "북측이 여러 계기에 적대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이건 끝이다, 안 된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 변화의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보다는 표현의 강도가 매우 많이 완화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상황을 만들고 대화를 요청하고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 혼자서만으로는 어렵다"며 "북한은 (휴전협정의 당사국인)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렇게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간 직접 대화를 위한 노력도 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바대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드는 '피스 메이커'(평화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잘 하도록 하는 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평화를 확보하는 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peacemaker) 역할을 하시도록 '페이스 메이커'(Pacemaker) 역할을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 전망에 대한 중국 기자의 질문에 "실질적으로는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됐거나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앞으로는 외부에 작은 장애들이 있더라도 그 장애들을 넘어서 더 큰 이익과 더 큰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는 데도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반도가 안정돼야 동북아도 안정되고 또 그것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할 것으로 생각하고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 대한 일본 매체의 질문에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다. 걱정이 다 사라졌다"며 "앞으로 한일 관계는 잘 협력해서 지금보다 훨씬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강경 우파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우려가 없었느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아마 일본 언론도 대한민국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극좌라 걱정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다카이치 총리께서 개별 정치인일 때와 일본 국가의 경영을 총책임질 때 생각과 행동이 다를 것이고 달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를) 자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셔틀외교 정신' 상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흔쾌히 좋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저는 한일관계가 기대된다"며 "있는 문제는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