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 중간선거200억달러 민간지원 등 총 400억달러 유동성 지원"밀레이의 강력한 후원자인 트럼프 행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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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이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51014 AP/뉴시스. ⓒ뉴시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당국과 최대 200억달러(28조4400억원 상당) 규모의 환율안정화(통화스와프) 협정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고 밝혔다.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보도자료에서 "아르헨티나 거시경제 안정성을 위한 협정으로, 특히 물가안정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촉진에 중점을 뒀다"며 "통화정책을 강화하고 외환·자본시장에서의 변동성 발생 가능성에 대응할 중앙은행 역량을 증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9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재무부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구체적인 협상체결시점에 대해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던 상태였다.이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환유동성 지원절차는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 중 3분의 1)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하는 26일 선거는 2023년 12월 취임 후 임기(4년) 절반을 앞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게는 '중간고사 성적표'이자 향후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끼칠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영국 가디언은 "이건 2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페소화 가치하락 압박을 받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강력한 후원자인 트럼프 행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한 이후 중앙은행 내 달러 보유액을 거의 소진해가며 경제 안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페소화 가치 불안정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아르헨티나 외환위기 현실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직접 지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트럼프 행정부는 200억달러 통화스와프뿐만 아니라 200억달러 규모의 별도 민간부문 자금지원계획도 발표한 상태다.통화스와프와 합산하면 아르헨티나에 400억달러(56조88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일거에 지원하는 셈이다.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미 내 '핵심 우군'으로 꼽히는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는 언급을 한 만큼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는 스와프 가동시점 등에 대한 설왕설래도 이어지는 분위기였다.클라린과 페르필 등 현지언론 보도를 보면 아르헨티나 정부에서는 중간선거 전 스와프 체결을 미국 측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상으로 야당에 밀리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집권당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미국발 훈풍'을 기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아르헨티나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 환율은 상승했고, 메르발 주가지수와 채권 역시 하락세를 그렸다.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이미 관련 재료는 시장에서 희석된 상태"라면서 미국의 직접적인 예산지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이런 상황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스와프 협정체결 배경을 야당의 실정과 연결 지으면서 중간선거에서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듯한 언급을 했다.그는 투쿠만 지역 TV방송 '카날8'과의 인터뷰에서 "스와프는 필요할 때만 실행되는 것으로, 높은 국가위험도 때문에 자본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경우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형태로 가동될 것"이라면서 자신의 집권 전부터 누적된 국가부채를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극심한 경제 위기와 초인플레이션으로 점철된 현대사를 가진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 최대 채무국이다. IMF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s) 포함 미지불·미상환액 규모는 9월30일 기준 417억8900만달러(59조4000억원 상당)에 달한다.밀레이 대통령은 '반대급부로 국가 자원을 미국에 매각하려는 것'이라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좌파 지지자들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둑들은 다른 사람도 모두 자기와 같은 부류라고 믿는다"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