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지지·사전 선거운동 혐의"신앙·표현 자유를 권력의 칼날로 억눌러"
  • ▲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이종현 기자
    ▲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이종현 기자
    부산지법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종교 탄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에 비판적인 교회를 대상으로 '표적 수사'를 벌인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국 교회에 대한 억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부산지법 엄성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지방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엄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이브코리아' 대표인 손 목사는 부산교육감 재선거와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제3항에는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그 구성원에 대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손 목사는 4·2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둔 지난 3월 교회 예배 중 정승윤 교육감 후보 지지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 후보와 대담하는 영상을 찍어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시한 혐의도 있다. 

    그는 정 후보의 선거 사무실에서 '승리 기원 예배'를 열고 "우파 후보를 찍어 정말 하나님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발언한 혐의도 받는다. 6·3 대선을 앞둔 지난 5~6월에도 교회 예배 중 "김문수 후보를 당선시키고 이재명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한 혐의도 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장을 제출받은 경찰은 지난 5월 세계로교회와 손 목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28일 손 목사가 공직선거법과 지방교육자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검의 압수수색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특검의 압수수색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적인 발언을 문제 삼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 보복이라는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제가 비대위원장 할 때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었다"며 "당시 야당 의원과 교회 원로목사에 대한 무차별적 압수수색은 제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 얘기를 전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점을 언급하며 "우리 당에서 그냥 단순히 국회 소수 야당 입장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국민 뜻을 담아 진정으로 건의했는데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검찰의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명백한 정치 보복이자 종교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은 국제사회의 경고조차 무시한 채 검찰을 앞세워 억지로 혐의를 부풀려 손 목사를 구속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신앙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권력의 칼날로 억누르는 일이 자유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이냐"며 "어떠한 이유로도 종교에 대한 권력의 폭압은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 이재명 정권의 전체주의적 폭주 속에서 자유대한민국의 헌법 가치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종교 탄압 논란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돼 왔다. 뉴트 깅그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이 미국 언론 기고에서 한국 내 보수 정당과 교회 지도자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의 최근 정치·종교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all-out assault)이 숨 막힐 지경"이라고 했다. 깅그리치 전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인물이다. 

    한편, 손 목사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 집행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손 목사는 전날 부산지법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내가) 구속되면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 나치 국가가 되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천명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후보자를 모시고 항상 불러서 그들의 정책을 들어 왔다"며 "누구 찍으라고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게 무슨 불법 선거운동인가"라고 부인했다. 

    대선을 앞두고 김 후보 지지 발언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기도회에서도 (지지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자유 아닌가. 그게 무슨 문제인가. 김문수 지지하면 안 되고, 이재명 지지하면 되나. 내가 교인들 앞에서 김문수 찍으라고 한 적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