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민주당 줄탄핵으로 국정 마비" … 野 간첩법 반대도 비판석동현 "학생 동원한다는 좌파 비판 우려 … 학생 뜻에 감사"헌재 앞 도로 통제에 시민 항의 빗발쳐 … "우리가 범죄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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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한 고등학생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발언 직후 삭발을 하려하자 석동현 국민변호인단장과 시민들이 만류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대통령 국민변호인단'(단장 석동현 변호사)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무제한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한 고등학생이 헌재 앞에서 삭발을 시도했으나 변호인단 관계자들의 만류 끝에 보류했다.20일 오후 3시 30분쯤 헌재 앞 기자회견에서는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고교생 김모군(17) 삭발식이 예정됐으나 석 변호사와 시민들의 만류로 회견문 낭독만 진행됐다.국민변호인단 대변인 배의철 변호사는 기자회견 시작 전 "내부적으로 청소년 삭발에 대해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논의가 있었다"며 삭발식 보류 가능성을 예고했다.이후 마이크를 잡은 석 변호사는 "청소년들 삭발에 반대한다"며 "학생 뜻은 존중하지만 단장으로서 이를 만류하기 위해 직접 나왔다"고 말했다.같은 시각 회견장 옆 천막에서는 변호인단 관계자들과 김군 간의 의견 조율이 계속됐다. 학생은 "삭발을 꼭 하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으나 관계자들과 현장 시민들이 이를 강하게 만류했다. -
- ▲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한 고등학생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발언 직후 삭발을 하려하자 석동현 국민변호인단장과 시민들이 만류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후 김군은 마이크를 잡고 준비한 회견문을 낭독하며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김군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한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비상계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그는 "민주당은 비상계엄 전 무분별한 탄핵 소추를 남발해 국정을 마비시켰고 헌법에 명시된 삼권 분립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중국 간첩으로부터 우리나라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했던 간첩법 개정을 반대했다"고 비판했다.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법원과 카르텔을 형성해 서버 조작 가능성 조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김군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고유 권한인 비상계엄을 통해 반국가 세력의 실체를 일깨웠다"며 "비상계엄을 주된 이유로 소추가 의결된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회견문 낭독이 끝난 후 학생의 강한 의지에 따라 삭발 의자와 용품까지 준비됐다.그러나 석 변호사는 "학생들까지 동원한다는 좌파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삭발을 고사해달라고 부탁했다.김군은 결국 어른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삭발을 응원해 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삭발은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에 '학생을 정치에 이용한다'는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 ▲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한 여성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날 청소년 삭발은 무산됐지만 이후 청년 두 명의 청년 삭발식은 예정대로 진행됐다.평생 긴 머리로 살아왔다는 한 여성은 "며칠 전 삭발했던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나는 평범한 시민"이라며 발언을 시작했다.그는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극우라서가 아니라 사법부·입법부·선관위를 비롯한 기득권 카르텔이 이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과 일부 정치권의 안보 위협적 행위가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삭발식이 진행되며 여성의 긴 머리카락이 바닥에 떨어지자 주변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눈물 난다", "고맙다"라고 외치며 여성을 응원했다. 삭발을 마친 여성은 태극기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쓰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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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시각 안국역에서 헌재로 향하는 주요 도로는 시민들의 진입이 전면 통제되며 혼란이 커졌다. 헌재 방면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이 경찰에 가로막히자 일부는 "우리가 범죄자냐"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 ▲ 20일 오후 경찰이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는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