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후 기자회견문 낭독 … "불법 탄핵의 고리 끊어야"당초 1명 삭발 예정 … 현장서 2명 추가 동참하며 결의 확산"머리카락 다시 자라지만 무너진 법치는 되돌릴 수 없어"이동찬 "청년들, 삭발해야만 목소리 들리는 현실 안타까워"윤상현 "삭발한 이들의 결단, 헌재 재판관들에게 보내는 경고"헌재에 머리카락 제출 시도했으나 반려 … 탄원서만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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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기성경 씨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삭발식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청년들이 헌재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탄핵 각하를 촉구했다.1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성경 씨가 주최한 '불법 탄핵 반대 기자회견 및 삭발식'이 진행됐다. 당초 1명만 삭발할 예정이었으나 현장에서 2명이 추가로 동참하며 결의가 더욱 강해졌다. 삭발식 현장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윤 대통령 법률 대리인 김계리, 이동찬 변호사도 자리했다. -
- ▲ 대통령 변호인단 김계리 변호사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진행된 일반시민의 삭발식에서 삭발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정상윤 기자
허리까지 길었던 머리를 삭발한 후 기씨는 "불법 탄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탄핵 심판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기씨는 "오늘 이 땅에 반국가 세력이 대한민국의 정의와 자유에 도전하는 패악질을 이번에는 멈춰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나왔다"며 "박근혜 대통령께서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불법 탄핵이 자행됐고 이제는 윤 대통령까지 탄핵과 불법 구금의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들은 변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국정을 아노미 상태로 몰고 갔다"며 "보궐선거를 포함해 선거 부정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계엄 외에 어떤 방식으로 남은 임기 동안 변화를 완성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헌재를 향한 경고도 이어졌다. 기씨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국회가 반복적으로 탄핵하는 것이 학습된다면 머지않아 국민은 선거에 대한 의지조차 잃게 될 것"이라며 "헌재가 위헌적인 재판 결과를 내놓는다면 법치를 파괴한 장본인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현재 국회에서 의결된 탄핵 소추안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탄핵 소추안은 국회 의결 후 국회 측이 내란죄를 빼기로 일방적으로 정했으면서 재의결조차 거치지 않았다"며 "헌재가 탄핵 사유를 실체적으로 규명하기도 전에 소추안 자체가 오염돼 재판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기씨는 "오죽하면 탄핵 반대를 외치는 국민이 '법대로만 해라'라고 하겠느냐"며 "국회의 권력과 법을 악용한 국민 기만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 기성경 씨가 삭발식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기씨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후 현장에서 20대 여성 이지언 씨가 추가로 삭발에 동참하며 결의를 더욱 굳혔다.이씨는 "나는 100번이고 1000번이고 머리를 자를 수 있다"며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나라를 한 번 잃으면 몇십 년이 걸릴지 몇백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호소했다.그는 윤 대통령의 구속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17차례나 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고 결국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라는 단 한 줄로 대통령을 구속했다"고 비판했다.또 탄핵 심판 과정에서 헌법재판소의 편파성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주장한 대로 부정 선거 의혹을 밝히려면 관련 증거 신청이 공정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그러나 헌재는 이를 모두 기각하고 정치적 이념에 따른 편파 재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씨는 "이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달라"며 "헌재는 탄핵 심판을 중단하고 대한민국이 법치를 잃지 않도록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진행된 일반시민의 삭발식에서 삭발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정상윤 기자
또 다른 동참자인 20대 남성 정명진 씨는 "이번이 두 번째 삭발"이라며 "첫 번째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갈 때였고 이번에는 나라를 위해 스스로 삭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법치가 무너지는 현실을 깨닫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그는 "우리는 극우가 아니고 단지 나라를 사랑하는 청년들"이라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극우나 파시스트로 매도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과거에는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욕하며 정치에 무관심했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잘린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잘려 나간 법치주의는 되돌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
- ▲ 삭발식을 주최한 기성경 씨는 잘린 머리카락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려 했으나 반려됐다. ⓒ정상윤 기자
삭발식이 끝난 후 마이크를 잡은 이 변호사는 "아직 앳된 우리 청년들이 울음을 참아가며 머리를 자르고 쉰 목소리로 울부짖어야만 그 목소리가 들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이어 "며칠 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시면서도 대통령께서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아스팔트 위에서 싸우고 있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였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국정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청년들을 격려했다.윤 의원은 "우리가 제대로 싸워주지 못해 여러분께 이런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삭발한 이들의 결단은 헌재 재판관들에게 보내는 강력한 경고"라고 전했다.한편 이날 삭발식을 주최한 기씨는 잘린 머리카락을 헌재에 제출하려 했으나 반려됐고 대신 탄원서만 접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