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11명, 같은 시기·같은 비율로 구주 매도뉴미디어 투자조합, 투자자들 지분 대거 인수해 줘'53의 배수·61% 매도' 동일한 패턴으로 지분 팔아전문가 "특수관계자들이 동일한 비율로 차익 실현한 것"에이투지 "회사는 관여하지 않았고 매도 과정 몰라"
  •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CI.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CI.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대표 조성완·이하 에이투지)'의 대규모 투자 유치와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과정을 둘러싼 의구심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관계사 임직원들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모태펀드 투자조합에 지분을 넘겨 대거 차익 실현을 한 것으로 밝혀진데 이어 또 다른 투자자들이 같은 시기, 같은 비율로 지분을 매각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과정에 의문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김모씨 등 에이투지 개인 투자자 11명은 지난 2023년 3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가운데 61%가량을 '디에스-신한-제이비우리 뉴미디어 투자조합(이하 뉴미디어 조합)'에 팔아치웠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에이투지의 주식을 일정한 배율(53의 배수)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개인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 뉴미디어 조합에 구주를 판 투자조합 5곳 역시 근삿값의 차이는 있지만 53의 배수로 주식을 보유하다가 개인들과 마찬가지로 61%가량씩 지분을 처분했다.

    당시 뉴미디어 조합 측은 지분을 인수하면서 '풋옵션' 계약으로 에이투지가 올해 3월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상장과 관련한 움직임이 없으면 투자금은 물론 연복리 9%의 이자까지 돌려주는 조건도 걸었다. 또 뉴미디어 조합은 에이투지 구주와 신주의 가격을 다르게 평가했는데 에이투지는 이 중 가격이 높은 신주의 가격만 시장에 공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구주 매각 현황을 보면 ▲김모씨 387주(기존 보유주식 636주) ▲김모씨 773주(〃 1271주) ▲윤모씨 516주(〃 848주) ▲이모씨 258주(〃 424주) ▲이모씨 258주(〃 424주) ▲이모씨 387주(〃 636주) ▲이모씨 516주(〃 848주) ▲이모씨 258주(〃 424주) ▲한모씨 258주(〃 424주) ▲홍모씨 129주(〃 212주) ▲홍모씨 129주(〃 212주)를 각각 팔았다. 이들의 주식은 모두 뉴미디어 조합이 사들였다.

    뉴미디어 조합은 같은 시기 ▲2019 UQIP 혁신성장 Follow-on 투자조합을 비롯해 ▲mgi 세컨더리 투자조합2호 ▲미시간 팬아시아 콘텐츠 투자조합 ▲비엔케이수산투자조합1호 ▲에스비아이 성장전략 M&A 펀드 등 익명 투자조합 5곳의 주식도 사들였다. 또 신주(전환우선주·CPS) 1만5350주를 매수해 에이투지 주식 4만8846주, 총 14.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뉴미디어 조합에 주식을 매도하기 전 김씨 등 개인 투자자 11명이 보유한 주식 수와 투자조합 5곳 주식의 합은 5만5065주로 당시 에이투지의 총 주식 수 16만5200주의 33.3%에 해당한다. 특히 에이투지의 합병·출범 전인 2022년 초 위지윅스튜디오가 보유하던 주식은 5만9582주로 지분율은 36.07%로 개인투자자 11명과 투자조합 5곳, 위지윅스튜디오의 에이투지 지분율을 합하면 총 지분율이 70%가량 된다. 

    한 장외시장 전문가는 "회사를 설립하고 준비하는 과정에 특수관계인들을 중심으로 지분을 배분했을 것"이라며 "회사와 개인주주들은 모두 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케이스는 회사를 상장시켜 초기 투자자들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기 위한 것"라면서 "경영권을 장악하고 상장을 추진하는 세력이 기존 투자자들이 같은 비율로 엑시트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이어 "수많은 회사들이 상장을 앞두고 매출을 뻥튀기해서 공모가를 끌어올리는데 상장 과정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높은 공모가에 주식을 사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회사 설립 초기에 투자한 특수관계인들만 막대한 돈을 버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같은시기·같은비율' 엑시트 현황. ⓒ디자인=황유정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같은시기·같은비율' 엑시트 현황. ⓒ디자인=황유정
    ◆같은 시기에 같은 비율로 구주 팔아 넘긴 투자자들의 실체는?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비상장 기업의 경우 초기 투자자 대부분이 회사 측과 특수관계가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마치 누군가 설계라도 한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비율로 지분 매각이 이뤄진 것은 특정세력이 매각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비상장 회사의 경우 초기 투자자들을 모집할 때 특정 투자자의 지분율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슷한 비율로 지분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표면상으로는 불법성은 없어 보이지만 일반적이지도 않다"며 "투자조합의 구성원들을 살펴봐야 엑시트 과정과 그들의 관계성을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익명 조합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아예 설립 당시부터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회사들의 경우 초기 투자자들과 지분율을 세팅할 때 상장 과정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초기 투자자들의 엑시트 시점과 회사 밸류업 과정 등을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짠다"며 "겉으로는 불법적인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회사 가치가 성장하는 과정과 투자자들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투지 관계자는 "주주 간의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회사가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회사와 주주들은 명의개서 절차를 통해 사후적으로 주주 변동 사항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구주 거래는 당사자들의 개인적인 사항"이라며 "당시 거래내역을 확인한 결과 구주 매도자 중 회사의 특수관계인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