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지윅 자회사 에이투지의 투자 유치 과정 의문 당기순손실 95억 기록했는데 6,000억 밸류로 280억 신주 발행시장에서는 고평가 지적…밸류 평가 기준에 의구심 제기전문가들 "밸류 부풀려 상장…개인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
  •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CI.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CI.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그룹의 핵심 계열사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이하 에이투지)'가 만년 적자에도 불구하고 수천억대 가치 평가를 받아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이투지는 내년 초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성공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상장 전에 회사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기업의 가치 평가가 부풀려져 상장이 이뤄질 경우 결국은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기업 상황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8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에이투지는 박인규 전 대표가 설립한 위지윅스튜디오가 61.77%의 지분을 보유한 컴투스의 손자회사로 위지윅스튜디오 자회사인 고즈넉이엔티를 비롯해 에프포스트와 팝뮤직, 이미지나인컴즈 등 4곳이 합병해 지난 2022년 7월 설립됐다.

    에이투지는 모태펀드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컴투스 그룹의 야심작인 영화 '왕을 찾아서'의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데 설립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적자가 이어지는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에이투지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에이투지는 지난해 기준 636억48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비용이 695억5500만 원 발생해 59억 원의 영업손실과 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도 305억 원의 매출을 냈지만 마찬가지로 영업비용(406억 원)이 매출을 초과해 101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냈다. 자회사 4곳을 합병하기 전인 지난 2021년에도 매출액 243억 원에 18억3400만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 영업 상태가 열악한 상황 속에 에이투지는 지난해 3월 '디에스-신한-제이비우리 뉴미디어 신기술투자조합 1호(이하 뉴미디어 투자조합)'가 조성한 자금 약 460억 원을 투자 받았다. 자회사 4곳을 합병해 외관상 몸집을 불린 뒤 투자 유치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 ▲ 지난 2023년 '디에스-신한-제이비우리 뉴미디어 신기술투자조합 1호'의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투자 구조ⓒ황유정 디자이너
    ▲ 지난 2023년 '디에스-신한-제이비우리 뉴미디어 신기술투자조합 1호'의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투자 구조ⓒ황유정 디자이너
    뉴미디어 투자조합은 에이투지 구주를 1,700억 원대 밸류로 주당 약 51만9000원에 3만3,496주(약 174억 원)를, 신주(전환우선주)는 구주보다 3.5배가량 높은 6,000억 밸류로 주당 약 181만3000원에 1만5,350주(약 278억 원)를 취득해 14.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에이투지는 이 같은 주식거래 내역 중 주식 가치가 높은 신주 거래 내역만 공개했다.

    해당 투자조합의 공동 업무집행조합원(GP)인 JB우리캐피탈과 DS자산운용 등은 당시 투자자 모집을 위해 기관투자사 등에 배포한 설명서에 "700억 원 규모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설립한 뒤 결성된 조합을 통해 에이투지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 400억 원 및 구주(보통주) 250억 원을 인수할 예정이며 투자 이후 상장(IPO)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투자금 모집은 당초 계획보다 적은 460억 원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환우선주는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로 발행은 우선주의 형태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에이투지는 투자를 받으면서 내년 3월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상장과 관련한 움직임이 없으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풋옵션 계약도 맺었는데 에이투지가 상장에 실패할 경우 조합의 투자 건에 대해 컴투스 그룹 측이 보증을 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에이투지가 비상장 회사 투자에 주로 활용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아닌 전환우선주를 발행한 것은 전환상환우선주의 경우 회사의 배당 가능 이익으로 투자금의 반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에이투지와 같은 적자기업의 경우 실효성이 없는 투자 조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신주로 투자할 경우 가격이 비싸다 보니 구주를 섞어서 투자를 유치한다"면서 "이 때 구주를 신주 가격의 30% 할인율을 적용해 매각하는 게 통상적인데 해당 투자 건은 구주와 신주의 가격 차이가 무려 350%에 달하는 것으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또 "컴투스와 위지윅이 에이투지의 신주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투자가 이뤄진 부분을 감안할 때 최소 수천억원대 밸류로 상장시키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 금융위원회와 와이더플래닛 CIⓒ뉴데일리 DB, 와이더플래닛
    ▲ 금융위원회와 와이더플래닛 CIⓒ뉴데일리 DB, 와이더플래닛
    ◆'선행매매 의혹' 조사 받는 와이더플래닛도 조합에 20억 투자

    관심을 끄는 점은 에이투지에 수백억원대 자금을 수혈한 뉴미디어 투자조합에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선행매매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이 20억 원을 투자했다는 점이다.

    뉴미디어 투자조합이 결성된 지난해 와이더플래닛은 매출액 약 213억 원에 당기순손실이 무려 약 53억 원에 달했고 전년(2022년)에도 매출액 약 301억 원에 당기순손실이 무려 189억 원을 기록하는 등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음에도 수십억원의 자금을 출자했기 때문이다. 와이더플래닛은 배우 이정재·정우성과 박인규 사단이 인수해 사명을 아티스트유나이티드로 변경했으며 최대주주는 이정재(지분율 23.49%)로 변경된 상태다.

    앞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자본시장조사과는 지난 3일 아티스트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컴투스홀딩스와 위지윅스튜디오 등 컴투스 그룹 관계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재 측은 "이번 금융당국의 조사는 인수 전 발생한 일에 대한 내용으로 현 경영진이나 회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만년 적자 회사 기업 가치가 6,000억?…"기업 가치 평가는 객관성 담보 돼야"

    전문가들은 에이투지의 투자 유치 건에 대해 가치가 너무 높게 책정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개그맨 지상렬·조세호를 비롯해 가수 KCM, 배우 이정진 등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소속돼 있고 매출도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회사 가치를 너무 높이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상장 전 기업가치가 너무 과도하게 책정 되면 밸류 부담에 따라 상장이 성공하더라도 공모 과정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며 "한국거래소 심사 단계에서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으면 제2의 '파두 사태'가 일어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파두 사태'는 당시 상장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 등이 반도체 팹리스 업체인 파두의 기업 가치를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큰 이목을 끌었지만 실제 상장 직후 매출이 기대보다 크게 낮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뻥튀기 상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파두는 공모 당시 주가는 주당 3만1,000원이었지만 해당 논란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현재는 공모가의 절반 수준인 주당 1만5,000원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현행 자본시장법은 비상장사 주식 거래는 정보 공개 의무가 없다는 맹점이 있다"며 "관련 제도를 개선해 불공정한 투자 관행을 불식하고 건전하고 선량한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