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씨, 크릿벤처스에서 관리팀 이사로 재직크릿벤처스, 모태펀드 운용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컴투스 그룹, 금융당국 수사까지 '트리플 악재'에 뒤숭숭
  • ▲ 크릿벤처스 홈페이지에 소개된 정동영 의원의 아들 정모씨(중간)ⓒ크릿벤처스 홈페이지 갈무리
    ▲ 크릿벤처스 홈페이지에 소개된 정동영 의원의 아들 정모씨(중간)ⓒ크릿벤처스 홈페이지 갈무리
    혈세로 운용되는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한국벤처투자(KVIC) 모태펀드 자금 운용 과정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빚어진 컴투스 그룹 계열 벤처캐피탈(VC)인 '크릿벤처스'에 5선 의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시병)의 장남이 핵심 임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이 재직 중인 크릿벤처스는 케이넷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한국모태펀드로부터 700억 원에 달하는 정부 정책 자금을 지원 받아 관계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의 아들인 정모씨는 현재 크릿벤처스에서 관리팀 이사로 재직 중이다.

    크릿벤처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씨의 프로필 내용 등에 따르면 정씨는 1983년생으로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돌아와 서울 대원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1년 미국 보스턴에 소재한 '브룩스 스쿨'로 다시 유학을 떠났다. 브룩스 스쿨은 연간 학비가 무려 5만 달러에 이르는 명문사립고등학교로 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서부의 한 대학에서 수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씨는 미국 전략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앤 컴퍼니'와 다국적 로펌인 '폴 헤이스팅스', '커빙턴앤드벌링', '김앤장' 등에서 근무하다 수년 전 크릿벤처스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릿벤처스는 설립 이후 ▲스마트크릿1호펀드를 비롯해 ▲케이아이피-크릿인터랙티브 콘텐츠 펀드 ▲영프론트 크릿 메타버스 펀드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 등을 연이어 결성하며 설립 2년 만에 2000억 원 수준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VC로 성장했다. 지난 9월에는 투자 포트폴리오 누적 기업이 100곳을 돌파했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 ▲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 겸 컴투스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크릿벤처스
    ▲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 겸 컴투스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크릿벤처스
    ◆크릿벤처스, 그룹 관계사에 모태펀드 자금 투자했다 이해충돌 논란에 회수

    컴투스 그룹이 지난 2020년 8월 설립한 벤처캐피탈(VC)인 크릿벤처스는 송병준 컴투스 그룹 의장의 친동생인 송재준씨가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송재준 대표는 현재 컴투스에서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GCIO) 직무도 겸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까지 컴투스에서 이주환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다가 임기가 만료되면서 컴투스의 글로벌 투자 책임자 직책을 수행하게 됐다.

    크릿벤처스는 앞서 2022년 9월 공기업인 한국벤처투자에서 700억 원을 출자 받아 총 1015억 원 규모의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이하 케이넷-크릿)'을 결성했다.

    이후 케이넷-크릿은 컴투스 그룹 관계사인 위지윅스튜디오와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위드에이스튜디오 등이 제작과 배급을 맡은 영화 '왕을 찾아서' 제작에 모태펀드 자금 50억 원을 투자했다.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와 위드에이스튜디오는 위지윅스튜디오가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투자한 회사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동시에 위드에이스튜디오의 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어 두 회사 모두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케이넷-크릿 측이 주요 출자자가 제작한 프로젝트거나 출자자 관련 프로젝트 중 제작 완료 후 배급·유통 단계 프로젝트에는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 모태펀드 운용 규정에 위배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결국 '왕을 찾아서' 제작에 투자됐던 모태펀드 자금 50억 원은 회수 조치됐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케이넷-크릿의 모태펀드 자금 운용과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자 투자금을 회수 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확히 따지면 이런 행위가 불법은 아니지만 혈세로 조성된 정부 자금인 만큼 (케이넷-크릿 측이)자금 운용에 보다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펀드 운용사(GP)와 관련한 좋지 않은 이슈에 대해서는 외부에 알릴 수 없게 돼 있다"면서도 "(왕을 찾아서 사례는)위법은 아니지만 이해상충 논란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본보는 정동영 의원 측과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 등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 영화 '왕을 찾아서' 포스터. ⓒ위지윅스튜디오
    ▲ 영화 '왕을 찾아서' 포스터. ⓒ위지윅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