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사단, 지난 10월 상장사 '캐리소프트'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박인규 개인법인과 최측근들 관계사, 개인투자조합 등이 100억대 자금 수혈박인규와 위지윅스튜디오 공동 설립한 박관우, 캐리소프트 사외이사로 선임크릿벤처스 출신 강모씨는 벤처캐피탈 설립해 개인투자조합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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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리소프트 CI. ⓒ캐리소프트
'문어발식' 인수합병(M&A) 등으로 콘텐츠 업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박인규 전 위지윅스튜디오 대표와 그 측근들이 자본잠식 위기에 빠져 경영난에 허덕이던 코스닥 상장사 '캐리소프트'에도 수십억대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박인규 전 대표와 함께 캐리소프트 투자에 참여한 측근들 중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와이더플래닛 선행매매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인규 전 대표와 위지윅스튜디오를 공동 설립한 박관우 코드판타지아 대표는 캐리소프트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1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아동 콘텐츠 제작 기업인 캐리소프트는 지난 10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 달 전 캐리소프트는 기존 주가의 20%가량 할인율이 적용된 가격에 10억 원 규모 일반공모 증자(주당 3800원)와 104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주당 3720원)로 총 114억 원의 자금을 수혈했다.눈에 띄는 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박인규 전 대표의 개인 회사인 '폴앤어스(20억 원)'와 박인규 전 대표 최측근들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스튜디오빅어스(10억 원)' 등이 참여했다는 것이다.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캐리소프트 지분 7.98%를 확보한 폴앤어스는 박인규 전 대표가 지난 8월 말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한 사실상 박인규 전 대표의 개인회사(박인규 전 대표 지분율 90.91%)로 박인규 전 대표와 사촌지간인 김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폴앤어스와 스튜디오빅어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건물에 함께 입주해 있는데 해당 건물에는 박인규 전 대표의 최측근이자 위지윅스튜디오 CFO 출신인 윤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스튜디오플럼도 입주해 있다.또 위지윅스튜디오의 또 다른 자회사이자 영화 '왕을 찾아서'의 제작사인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도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으며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와 '왕을 찾아서' 제작에 함께 참여한 위드에이스튜디오는 최근까지 입주해 있다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
- ▲ 폴앤어스와 스튜디오플럼 등이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빌딩ⓒ김상진 기자
해당 유상증자에는 이 회사들 외에도 '엠아이피(MIP)컬처테크융합투자조합'(20억 원), '글로벌도약크로스보더투자조합1호'(54억 원) 등도 함께 참여했다. 이렇게 모집된 유상증자 자금은 당시 캐리소프트 시가총액(약 3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엠아이피(MIP)컬처테크융합투자조합은 위지윅스튜디오가 4억 원을 출자해 지분 7.84%를 보유한 조합이며 글로벌도약크로스보더투자조합 1호는 법인들과 개인들이 참여한 투자조합으로 알려져 있다.한편 주당 공모가 9000원에 상장한 캐리소프트 주가는 지난 2021년 7월 장중 3만81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주가는 4755원이며 시가총액은 477억 원 수준이다. 캐리소프트는 2024년도 상반기 기준 27억9000만 원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비용이 48억4000여만 원이 발생해 20억5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최근 5년 간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캐리소프트 투자 동참한 메이플...박인규 사단과의 오랜 인연 주목또 관심을 끄는 대목은 캐리소프트 유상증자에 참여한 메이플투자파트너스(MIP)와 박인규 사단과의 오랜 인연이다.메이플은 그린손해보험의 자회사인 그린부산창업투자가 모태로 지난 2008년 설립 이후 5년 만인 2013년 사명을 MG인베스트먼트로 바꿨다. 이후 2018년 윤모씨 등이 설립한 YK파트너스가 인수해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중소 및 벤처기업과 문화 콘텐츠,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도 기준 누적운용규모가 3000억 원을 돌파한 바 있다.메이플은 그동안 ▲'MIP컬처테크융합투자조합'(결성 총액 255억 원)을 비롯해 ▲'MIP디지털실감콘텐츠투자조합'(결성 총액 205억 원) ▲'MIP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결성 총액 205억 원) ▲'MIP위지윅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결성 총액 105억 원) 등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다양한 투자조합을 결성해왔다.특히 메이플은 박인규 전 대표가 배우 이정재와 함께 인수한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현 아티스트스튜디오)'에도 지난 2019년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20억 원을 투자해 6배 가량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크릿벤처스가 케이넷투자파트너스와 공동 결성한 펀드로 최근 모태펀드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은 물론 컴투스 그룹 관계사인 이미지나인컴즈를 비롯해 싸이더스, M83 등에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
- ▲ 보더라인벤처스와 스튜디오플럼의 파트너십 현황이 공개돼 있는 홈페이지ⓒ보더라인벤처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해충돌' 논란 크릿벤처스 출신이 설립한 VC가 투자조합 운용캐리소프트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글로벌도약크로스보더투자조합 1호의 업무집행조합원(GP)을 맡고 있는 보더라인벤처스가 컴투스 그룹과 깊은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설립한 벤처캐피탈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지난 1월 설립된 보더라인벤처스는 크릿벤처스에서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 운용을 담당했던 강모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컴투스 그룹 관계사인 싸이더스에서 전략기획팀장을 지낸 오모씨와 런업컴퍼니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직한 김모씨가 이사진으로 포진해 있다.보더라인벤처스는 앞서 언급된 박인규 전 대표의 최측근들이 설립에 관여한 회사인 스튜디오플럼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공교롭게도 증자 참여 세력은 물론이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투자조합 운용까지 캐리소프트 유상증자 과정 전반에 컴투스 그룹과 박인규 사단이 연결돼 있는 것이다.이에 대해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민법상 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신설 엑셀러레이터를 펀드 운용사(GP)로 선정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며 "캐리소프트 유상증자 과정을 보면 특정 세력들이 연합해 자금 수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