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압수수색 대상에 컴투스 그룹 관계사 대거 포함계열사 대표이사 등 핵심 경영진들도 압수수색 대상금융당국, 컴투스 그룹과 '박인규 사단' 정조준? 투자자들 불안감 호소…아티스트컴퍼니 합병도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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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압수수색 대상이 된 컴투스 그룹 관계사들과 핵심 임직원들의 연루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시장에는 내부자 제보로 이번 수사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도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컴투스 관계사들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핵심 임직원들이 어디까지 관여됐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배우 이정재의 '깐부'로 알려진 박인규 전 위지윅스튜디오 대표가 '와이더플래닛'과 드라마제작사 '래몽래인'을 '돌려막기식'으로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자본시장조사과가 지난 3일 실시한 압수수색 대상에는 컴투스홀딩스와 위지윅스튜디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등 컴투스 그룹 관계사들이 대거 포함됐다.위지윅스튜디오는 박인규 전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시각특수효과(VFX) 회사로 지난 2021년 9월 컴투스 그룹이 16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박인규· 박관우 전 위지윅스튜디오 공동대표는 컴투스에 지분을 매각해 약 770억 원의 잭팟을 터뜨려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하지만 박인규 전 대표는 컴투스 그룹으로 편입된 이후에도 계속 위지윅스튜디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래몽래인과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자 임기 만료를 9개월이나 앞둔 지난 6월 돌연 사임했다.현재 감독 당국은 박인규 전 대표가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를 지낼 당시 와이더플래닛 인수합병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규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이 금융당국 수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VC업계 관계자는 "시장에는 박인규 전 대표가 이정재 측에 와이더플래닛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수사 대상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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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핵심 경영진도 수사 대상…'박인규 사단' 연루 의혹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박인규 사단'의 핵심 인사로 알려진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김모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1976년생인 김씨는 최근 3년여 동안 포스크리에티브파티 대표 외에도 ▲위지윅스튜디오 부사장 ▲에이투지(A2Z)엔터테인먼트 대표 ▲위드에이스튜디오 대표 ▲엠에이에이(MAA) 감사 ▲에이나인미디어씨앤아이 대표 ▲얼반웍스 사내이사 ▲골드프레임 기타비상무이사 ▲매니지먼트 에이엠나인(AM9) 사내이사 등 컴투스 그룹 관계사들의 임원직을 복수 겸임했다.김씨가 임원으로 재직한 회사들은 컴투스가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컴투스의 손자회사로 편입된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이거나 인수 또는 설립된 회사들이다.금융당국은 김씨가 와이더플래닛 인수합병 사실을 미리 알고 선행매매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으로 또 다른 컴투스 그룹 출신 인사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를 내세워 문어발식 M&A로 국내외를 통틀어 관계사만 50여 개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위지윅스튜디오는 컴투스 M&A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실제 컴투스 그룹은 2021년 하반기 '얼반웍스'를 비롯해 2022년 '엠에이에이', 지난해에는 '싸이더스'를 차례로 인수했다. 또 지난 8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M83'을 비롯해 '알비더블유(RBW·2021년 코스닥 상장)', 로커스, 콘텐츠지오, 시퀀스원, 와이와이피, 런업컴퍼니, 필름모멘텀, 오브라크리에이티브 등 수십여개 회사들에 지분 투자했다.이와 함께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과 '디에스-신한 콘텐츠 신기술투자조합 1호', '미시간팬아시아콘텐츠', 'MIP(메이플)위지윅글로벌콘텐츠' 등 약 20개에 달하는 투자조합들에도 출자했다.위지윅스튜디오는 2022년 9월 기존 자회사였던 이미지나인컴즈와 에프포스트, 팝뮤직, 고즈넉이엔티 등 4곳의 회사를 합병해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김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압수수색 내용에 대해)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며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이와 관련해 위지윅스튜디오 핵심 관계자는 "(이번 금융당국의 수사는)회사와는 무관한 일로 사임한 임직원들과 관계된 사안"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지금 당장은 잘잘못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조사가 확대되고 지속적으로 수상한 부분을 추적하다 보면 의혹의 실체가 곧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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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컴퍼니 합병되면 주주 입장에서는 희석…이정재·정우성만 대박"금융당국의 선행매매 의혹에 대한 수사 착수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전 와이더플래닛)와 위지윅스튜디오, 컴투스홀딩스, 아티스트스튜디오(전 래몽래인) 등 이정재 관련주들과 컴투스 그룹 관계사들의 주가가 요동쳤다.본보 단독 보도를 통해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19.78% 하락한 1만35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평균 3~30만대를 오가던 거래량은 이날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로 인해 363만까지 치솟기도 했다. 넷플릭스 신작으로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가 열린 지난 9일에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58% 하락한 1만250원으로 폭락했다. 거래량 역시 평균을 웃돈 95만을 기록했지만 매도 강세를 보였다.10일에는 깜짝 반등세가 연출돼 장이 열리자마자 전날 대비 7.61% 증가한 1만1030원대에서 거래가 시작됐고 종가는 상한가(29.95% 상승)를 기록하며 1만3320원으로 마감했다.해당 기간 동안 한 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종목 토론방에는 불안감에 휩싸인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불만의 글들이 쏟아졌다.한 투자자는 "오징어게임이 흥행해도 회사 매출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되고 더군다나 선행매매로 조사 중"이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합병을 하면 시가총액이 3배로 늘어나고 이정재와 정우성만 대박 난다"면서 "주주 입장에서는 주식이 희석되는 효과밖에는 없고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분개했다.한편 지난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정재는 행사 내내 침묵했다.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오는 13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아티스트유나이티드와 아티스트컴퍼니 합병 승인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며 합병 비율은 1(아티스트유나이티드)대 229.1(아티스트컴퍼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