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前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이정재·정우성과 상장사 잇따라 인수와이더플래닛 선행매매 의혹 금융당국 수사…박인규 관계사 다수 포함인수합병 정보 사전 유출 의혹…컴투스 관련 인물들도 피의선상 올라금융당국, 주식 및 금융거래내역 집중 조사…수사 전방위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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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더플래닛(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이 본격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선행매매 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이들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금융당국은 특정 세력들이 배우 이정재·정우성의 회사 인수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저가에 주식을 사들인 뒤 시장에서 '이정재·한동훈 테마주'로 부각해 주가를 올려 부당한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업체인 컴투스 그룹 관계사에 재직 중인 다수의 임직원들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7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자본시장조사과는 지난 3일 아티스트컴퍼니와 컴투스홀딩스, 위지윅스튜디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와이엔컬쳐앤스페이스 등 5개 회사와 이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조사 대상은 와이더플래닛의 인수합병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는 인물들이거나 그들이 근무했던 회사들로 금융당국은 금융거래내역 등을 확인하며 실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선행매매 등 불공정 거래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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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와이더플래닛이 실시한 19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자들은 ▲이정재(100억 원)와 ▲정우성(20억 원) ▲박인규(20억 원) ▲박관우(20억 원) ▲위지윅스튜디오(20억 원) ▲송기철(10억 원) 등이다.지난해 12월 20일 이정재·정우성·박인규 등 인수 세력들은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고 와이더플래닛의 경영권을 가져왔다. 가장 큰돈을 투자한 이정재는 와이더플래닛의 지분 24.3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이후 와이더플래닛은 이정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서초구의 한 고깃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돼 시장에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는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장기간 2000~30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지난해 12월 21일 기준 2만9850원까지 치솟았다. 이정재가 유상증자로 사들인 신주의 발행가액이 318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10배가량 오른 가격이다.이들이 와이더플래닛 인수 직후 회사명을 현재의 아티스트유나이티드로 변경하자마자 시장에서 '이정재·한동훈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2주 만에 주가가 폭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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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정우성 깐부' 박인규는 누구?본보 취재에 따르면 박인규 전 대표는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 창업자다.2016년 창업한 위지윅스튜디오는 설립 2년 만인 201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위지윅스튜디오는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사업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실제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영업이익은 135억8000만 원이었지만 영업비용이 269억7400만 원 발생해 133억94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이처럼 재무 상태가 열악했던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 2021년 컴투스에 피인수되면서 유보금이 확보됐다. 박인규 전 대표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에 열을 올렸다.위지윅스튜디오가 박인규 전 대표 주도로 인수한 회사들은 종합콘텐츠기획사인 '이미지나인컴즈'를 비롯해 장르소설 IP 개발사 '고즈넉이엔티', 음원 콘텐츠 제작사 '팝뮤직', 애니메이션 제작사 '골드프레임', 영화 제작 및 배급사인 '싸이더스' 등 대부분이 콘텐츠 관련 기업들로 그 수만 해도 수십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박인규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이미지나인컴즈와 에프포스트, 팝뮤직, 고즈넉이엔티 등 4개 기업을 합병시켜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한편 와이더플래닛에 박인규 전 대표와 함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박관우씨는 박 전 대표와 위지윅스튜디오를 공동 창업한 동업자이며 공동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코드판타지아 대표로 재직 중이다.송기철씨 역시 인수 참여자들과 친분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결국 박인규 전 대표 등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로 와이더플래닛의 유상증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시장에서는 특정 세력이 '오징어게임'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정재와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이라는 '펄(Pearl·주가 부양을 위한 재료)'을 붙여 와이더플래닛의 주가를 부양해 막대한 이득을 봤다는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돌았다"며 "이번 금융당국 조사를 통해 자본시장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 행위가 근절 되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