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협의체 추석 전 출범 강조했지만당정 간 내년도 의대 정원 조정 두고 불발韓, 협의체 출범 두고 중재 능력 시험대로
  •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 대란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을 두고 '의정 갈등 해결사'를 자처했으나, 의사 단체가 불참하며 협의체 출범은 답보 상태다. 의료 대란 사태가 길어질 경우 한 대표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협의체를 조속히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 의료계 인사들을 만나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해 달라고 설득했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비공개로 면담하는 등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 중재자를 자처하며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한 첫 단계로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의대 정원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격화되며 협의체 구성이 불발된 만큼, 한 대표의 중재력이 시험대 위에 오른 상황이다.

    앞서 한 대표는 여야의정협의체 출범 기한을 추석 연휴 전으로 정했다. 하지만 2025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 불가 방침을 두고 정부·여당 간 이견을 보이며 의료계 설득에 어려움을 겪자 한 대표는 "의제는 국민 건강과 생명뿐이고 전제 조건과 의제 제한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 대표는 이후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며 추석 연휴 당일까지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설득했다. 하지만 의료계가 지난 13일 불참을 선언하며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이 미뤄졌다. 국민의힘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며 설득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협의체 참여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정부의 태도 변화와 내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박민수 2차관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9월부터 대학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했기에 증원 백지화가 어렵다는 입장과 의료계의 책임자 경질 요구를 일축하며 두 집단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한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오는 2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 차이가 당정 갈등으로 비친 만큼, 양측 모두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은 "당정 간 적절한 긴장 상태는 필요하지만 (의료 대란 사태로) 국민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어 제한 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이 늦춰지며 여권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소통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정 갈등 국면에서 정부와 충분히 교감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국민이 받을 수 있다"며 "의료 대란을 풀어가기 위해 당정 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의료 대란 사태가 장기화되며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협의체 출범이 지연될수록 한 대표가 감당할 전선이 넓어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신뢰를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물밑 소통으로 의료계를 협의체에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전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건강과 생명을 위해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다"며 "충분히 설득하면서 (의료계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도 "한 대표가 의사 단체를 계속 설득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한 대표가 전방위적으로 의료계에 폭넓은 대화를 하자고 말하며 노력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