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정보 4800여 건 무단으로 넘긴 혐의법원 "정보 주체 식별 어려워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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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JW중외제약에 환자 정보 4800여 건을 무단으로 넘긴 서울성모병원 의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속 의사 A씨에 지난 4일 무죄를 선고했다.

    A의사는 2019년 1~3월 JW중외제약 영업사원 B씨가 실적 확인을 위해 기록을 달라는 요청에 따라 2019년 4월 환자 정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EMR)에 접속해 환자 4778명의 등록번호, 성별, 나이,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처방 날짜·수량·용량·횟수·코드 등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가 제공한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JW중외제약의 제품이 사용된 실적 내용을 확보했다.

    이 판사는 "A씨가 제공한 이 사건 정보에는 환자 등록번호, 성별, 나이,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처방 된 약품만이 기재되어 있는데, 환자 등록번호는 병원 내부에서만 활용되고 외부에서는 인식할 수 없는 정보로 공유된다"며 "위 항목들 만으로는 그 정보의 주체가 누구인지 식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B씨가 자신의 실적 증명을 위해 회사에 제출하는 용도로 처방 자료를 사용하겠다고 해 이 사건 정보를 제공했다"며 "환자들의 다른 정보를 추가로 취득하여 그 주체를 식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만으로는 A씨에게 이 사건 정보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점이나 B씨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