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 여파로 인해 빌라로 통칭되는 다가구‧다세대 주택 기피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빌라를 찾는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인허가 및 준공물량 역시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말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비아파트 인허가물량은 1만8332가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35.8% 줄어든 것이다. 

    같은기간 착공물량도 전년동기대비 27.8% 감소한 1만7366가구였다. 

    상반기 기준 준공물량 역시 전년동기대비 38.2% 줄어든 2만2363가구였다.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빌라를 찾는 사람이 감소한 탓이다. 

    반면에 소형이라도 안전한 아파트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전세매물은 빠른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5일까지 서울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6124건으로 6개월전 3만4159건보다 23.6% 감소했다.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왔던 빌라공급은 줄고 아파트 전세난도 심각해지자 정부는 향후 공급난을 우려해 빌라에 대한 특례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정부는 구축주택에 대해서는 이러한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기간이 긴 아파트를 대신해 1~2년이면 지을 수 있는 빌라와 오피스텔 공급을 촉진시킴으로서 공급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빌라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빌라를 늘려서 공급난을 해결하겠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로 들린다. 

    이는 오히려 아파트와 비아파트간 양극화만 더 키울 수 있다. 또 주택공급 과잉으로 미분양만 증가하는 등 시장에 악영향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빌라를 통해 공급난을 해소하려면 우선적으로 전세사기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선결되야한다. 

    이를 통해 빌라 전월세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을 없앰으로써 안전한 주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사람들이 빌라를 꺼려하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공급만 늘리겠다는 발상은 알맹이만 쏙 빠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빌라에 대한 불신을 낮추고 공급난도 해결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