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서방 협의체인 SCO에서 '아스타나 선언' 채택푸틴, SCO 회의서 反서방 안보체계 구축 제안시진핑 美 겨냥 "SCO 외부 간섭에 저항해야"푸틴 "中 핵심 이익 지지"…시진핑과 브로맨스
-
- ▲ 4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방북해 북한과의 관계를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한 데 이어 4일(현지시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유라시아 협력·안보 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반(反)서방' 지역안보 협의체다. 2001년 6월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범한 SCO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에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동맹인 벨라루스까지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10개국으로 세를 불렸다.러시아 타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특정 국가들에 이익을 주는 유럽 중심의 구식 유로-대서양 모델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유라시아 협력·안보 체제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한 발언이다.푸틴 대통령은 "이제 다극 세계가 현실이 됐다"고 진단하며 SCO 회원국들의 안보 보장이 SCO 내 최우선 과제의 하나라고 강조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에서 "SCO 회원국들이 간섭과 분열이라는 현실적 도전에 맞서 더욱 단결하고 외부 간섭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한다"며 "냉전적 사고방식이 SCO 회원국들에는 실질적 위협"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중국 등으로의 첨단 기술 유입을 차단하는 미국 정책)라는 현실적 리스크를 맞아 우리는 발전 권리를 수호해야 한다"고 발언함으로써 사실상 미국을 직격했다.이날 연례 정상회의 이후 채택된 '아스타나 선언'(Astana Declaration)에는 SCO 협력이 유라시아의 평등하고 불가분한 안보 구조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굳건히 유지돼야 한다는 SCO NPT 서명국들의 입장이 담겼다. -
- ▲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열린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 몽골, 아제르바이잔, 파키스탄,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이란, 카타르 정상들과 잇달아 양자 회동했다.푸틴 대통령 시 주석은 지난 5월 16일 베이징 정상회담에 이어 약 1개월 반 만인 3일(현지시간) 회담을 열고 서로를 "존경하는 국가주석님, 소중한 친구", "존경하는 대통령님, 제 소중한 친구"라고 부르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러 양국은 계속해서 전면적 전략 협조를 강화하면서 외부 간섭에 반대하고, 함께 이 지역의 안녕과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며 "중국은 러시아가 브릭스(BRICS) 순환 의장국 직책을 맡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단결과 '신냉전'의 방지, 불법 일방 제재 및 패권주의 반대에 나서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푸틴 대통령은 "러중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으며, 양국은 상호존중하고 평등호혜한다"며 "러시아는 중국이 자신의 핵심 이익과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것을 지지하고, 외부 세력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가 전했다.이날 양국 정상회담 발표문에 한반도 문제가 명시되진 않았지만, 최근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사실상 군사 동맹 수준으로 격상한 만큼 한반도 문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