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성년 성추행, 성폭행 피고인 다수 변호여성단체 사퇴 촉구…"법망 피하는 기술 전파"성범죄 목소리 높이던 민주 여성 의원들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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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을 누르고 서울 강북을 공천장을 거머쥔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다수의 성범죄 사건을 변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시민단체가 조 변호사 공천 취소 요구가 나오지만 정작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2018년에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을 변호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 전원이 유죄 의견을 냈다.같은 해 합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던 고교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사(코치)의 항소심 재판에서도 변호를 맡았다. 조 변호사는 당시 변호 과정에서 사건 후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다 한 달이 경과한 후에야 문제를 삼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피고인인 강사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2021년에는 초등학생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항소심 재판 변호인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여성 200여 명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의 1심 재판을 맡기도 했다.조 변호사는 블로그 홍보글에서 성범죄 가해 유형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활용해야 한다는 등 성범죄 가해자에 유리한 팁을 설명하기도 했다.여성단체에서는 조 변호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정치시민네트워크는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함에 있어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그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고 했다.이를 두고 조 변호사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와 법에 근거해 변론한 것"이라며 "공직자에게 바라는 국민 눈높이는 다르다는 걸 느껴서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정작 성범죄에 목소리를 내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당내 여성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 전폭적 지원을 받은 조 변호사와 척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 시기에 공천을 받은 사람은 선거가, 못 받은 사람은 굳이 모난 모습을 안 보이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내더라도 개딸들이 물어 뜯을 텐데 그걸 감수할 용기가 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