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성년 성추행, 성폭행 피고인 다수 변호여성단체 사퇴 촉구…"법망 피하는 기술 전파"성범죄 목소리 높이던 민주 여성 의원들 침묵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류삼영(오른쪽) 동작을 후보, 조수진(왼쪽) 강북을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류삼영(오른쪽) 동작을 후보, 조수진(왼쪽) 강북을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을 누르고 서울 강북을 공천장을 거머쥔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다수의 성범죄 사건을 변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시민단체가 조 변호사 공천 취소 요구가 나오지만 정작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2018년에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을 변호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 전원이 유죄 의견을 냈다. 

    같은 해 합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던 고교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강사(코치)의 항소심 재판에서도 변호를 맡았다. 조 변호사는 당시 변호 과정에서 사건 후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다 한 달이 경과한 후에야 문제를 삼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피해자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피고인인 강사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21년에는 초등학생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항소심 재판 변호인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여성 200여 명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의 1심 재판을 맡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블로그 홍보글에서 성범죄 가해 유형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활용해야 한다는 등 성범죄 가해자에 유리한 팁을 설명하기도 했다.

    여성단체에서는 조 변호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정치시민네트워크는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함에 있어 성폭력 피의자들에게 법망을 피하는 기술을 안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그의 행보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올가미를 씌우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조 변호사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와 법에 근거해 변론한 것"이라며 "공직자에게 바라는 국민 눈높이는 다르다는 걸 느껴서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성범죄에 목소리를 내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당내 여성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 전폭적 지원을 받은 조 변호사와 척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 시기에 공천을 받은 사람은 선거가, 못 받은 사람은 굳이 모난 모습을 안 보이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내더라도 개딸들이 물어 뜯을 텐데 그걸 감수할 용기가 나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