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박지원 등 與 의원들 "尹 사형 선고 됐어야"鄭이 '정신적 지주'라던 고 이해찬 사형 폐지 주장朴, 12·3 비상계엄 직전 사형 폐지 특별법안 발의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죄 혐의 사건 1심 판결을 두고 일제히 "사형이 선고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간 민주당에서 '사형죄 폐지'에 힘을 실었던 기존의 주류 주장과는 배치돼 이중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를 거론하면서 "세상 물정 모르고 국민 정서도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재판부가 거론한 양형 사유 중 나이를 꼽은 것과 관련해 "'비교적 고령인 65세' 대목에서 실소가 터졌다. 윤석열이 55세였다면 사형을 선고했다는 말이냐"면서 "참으로 황당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날에도 선고 직후 최고위를 열고 "조희대 사법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함으로써 사법 정의를 흔들었다"며 "국민 법 감정에 반하는 매우 미흡한 판결"이라고 쏘아붙였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특검은 즉시 항소해야 한다"라며 "2심에서는 반드시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사형 집행이 안 되더라도 사형을 선고했어야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주자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두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전날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1심 판결은 사법 절차가 시민의 뜻을 받든 결과"라며 "헌법과 법치의 원칙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을 예고한 박주민 의원은 SNS에 "정원오 구청장님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형 선고' 말고는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도 "내란을 막기 위해 선봉에 섰던 서울 시민의 뜻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정 구청장은 당 안팎의 지적과 '사형 선고'를 주장하는 등쌀에 결국 해당 페이스북 글을 삭제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두고 일제히 "사형"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민주당에서 그간 사형제 폐지를 꾸준히 주장해 온 만큼 특정 인물에 대해 사형 선고를 강하게 요구하는 모습은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뿌리'이자 '정신적 지주'로 칭송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생전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2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인혁당 사건 등을 언급하며 "법원 판결이 잘못돼 억울하게 사형당한 사람도 있다.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흉악 범죄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라도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사형제는 흉악 범죄 억제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며 사형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선고됐어야 한다는 박 의원도 12·3 비상계엄 직전인 2024년 11월 29일 '사형 페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형 폐지법안에는 박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의원 65명이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같은 해 총선에서 당선돼 제22대 국회에 재입성하자마자 '사형제 폐지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인권'을 강조하며 그간 사형 폐지를 주장해 온 민주당이 특정 인물에 대해서는 사형 선고를 강하게 요구하자 야권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은 평소 인권을 내세워 사형 폐지를 주장하는 자신들이 최고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스스로 떠받들지 않았나"라면서 "왜 최고형인 사형을 내리지 않났냐며 사법부에 엄포를 놓는 태도에서 결국 잔인함을 정의로 포장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