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李 공소 취소 모임' 87명→104명 늘어정청래에 힘 실어준 유시민, 공취모에 "미칫 짓"공취모 측 "미쳤다니 정상인가" … 23일 결의대회
  • ▲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데일리DB
    ▲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데일리DB
    여권에서 '명청(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대표) 대전'의 뇌관으로 공취모(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의원 모임)를 둘러싼 갈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공취모에 대해 "미쳤다"고 말해 공취모 측의 반발을 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공취모의 당파적 성격이 갈등의 본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취모 상임대표인 박성준 의원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오는 23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및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취재진이 공취모를 놓고 "미친 짓"이라고 평가한 유 전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질문하자 직접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공취모 간사인 이건태 의원은 "지도부에 요청을 하고 난 이후 한병도 원내대표가 실제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벌써 성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기존 87명에서 104명으로 모임 의원이 늘었다고 부연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제 귀를 의심했다"며 "미쳤다니 그게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유 작가님은 공취모가 왜 생겼는지 정말 모르시는 건가"라며 "국민이 직접 선택한 대통령이 조작기소라는 족쇄를 찬 채 국정을 수행하는 비정상, 이것이 계속돼도 된다고 보시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검찰이 대통령 당선 후에도 공소를 취소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헌정 사상 전례 없는 이 상황에서 당의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왜 이상한 짓인가"라며 "이 대통령은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로 총 8건의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장동·쌍방울 사건을 비롯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압박성 진술 논란, 진술 세미나 의혹, 자료·녹취 왜곡 문제 등 조작기소의 정황은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거기(공취모) 계신 분들은 빨리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이상한 모임에 왜 들어가느냐"면서 "많은 사람이 미친 것 같은 짓을 하면 그들이 미쳤거나 제가 미쳤거나인데 제가 미친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합당 문제보다 더 중대한 것은 그것을 계기로 끝도 없는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이 불거진 것이다. 무슨 이상한 모임도 만들어졌다"면서 "대통령을 위하는 건 여당으로서 당연하고 좋은 일인데 진짜 대통령을 마음으로 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내가 대통령을 위한다'고 내세우는 경우가 잘 없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최근 여권의 스피커 김어준 씨와 함께 1인1표제·합당 논란에서 사실상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는데 이번에는 공취모 소속 의원들을 직접 겨냥하면서 친명계와 또 다시 각을 세운 것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 전 이사장이 공소 취소 요구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 맥락상 공취모의 '파당적' 성격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의 초점이 해당 요구를 목표로 내세운 당파적 동원 방식에 있다는 지적이다.

    공취모는 지난 12일 조국혁신당 합당 논의 문제로 명청 갈등이 여전히 식지 않은 시점에 87명의 친명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출범한 모임이다. 현재는 104명으로 늘었다.
  • ▲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국정조사 추진 의원 모임 상임대표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국정조사 추진 의원 모임 상임대표인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공취모를 두고 사실상 반청(반정청래)계가 세 결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모임이 공소 취소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지방선거 공천과 이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반청' 노선을 부각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공취모를 둘러싼 친명·친청 간의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에서 유 전 이사장이 공취모를 직접 비판하고 나서자 명청 대전의 갈등 구도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에 대해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유시민·정청래·김어준 등 이른바 '386 운동권'으로 지칭하거나 그 진영으로 묶이는 무리들이 지선을 앞두고 역할을 하고 싶어하니 친명파들이 모이는 것을 비판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취모 모임과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주장만 놓고 봤을 때는 특정인의 사법리스크와 재판을 중지시키기 위해 공소를 원천 무효시키겠다는 목표의 폭력적인 수단에 불과하기에 입법권을 이용한 민주당의 '사법3법(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법왜곡죄)' 무리수보다 10배 더 욕먹을 행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평론가는 "유 전 이사장이 '미쳤다'고 지적한 것은 공소 취소라기보다 '계파를 조직해 지선과 다음 전당대회에서 우리끼리 옹립한 사람을 밀겠다'는 식의 파당적인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당에서는 공취모와 공소 취소 주장이 선거를 앞두고 확장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공소 취소라는 명분은 옳다"면서도 "다만 이 주장을 전면으로 내세운 공취모라는 모임 자체는 강성 지지층만 공략하고 확장성에는 전략적이지 않다는 차원의 비판이 따를 수 있다"고 짚었다.

    범여권에선 공취모가 이 대통령을 위시한 세 결집에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통령의 의중이 향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박찬대 당시 당 대표 후보가 당내 152명 의원의 공개 지지를 받았단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취모의 규모(87명→104명)는 예상보다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MBC '뉴스투데이'에서 공취모에 대해 "저는 작년 9월부터 공소 취소를 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번에 걸쳐서 밝혀 왔다"며 "의아한 것은 그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거의 호응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야당은 대장동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상황에서 검찰에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공취모를 두고 "국제 망신"이자 "헌법·법치 파괴 모임"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세계사에 전례 없는 국제 망신"이라며 "역사에 남을 아부자 명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충형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집권 여당 의원들이 특정 형사 사건의 공소 취소를 압박하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일"이라며 "이는 입법 권력의 사법 개입이며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국민 눈에는 '이재명 지키기 프로젝트'의 궁극적 완성, 방탄 정치의 끝판왕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그간 내 걸었던 검찰 개혁, 사법제도 개편의 목적이 결국은 대통령을 위한 면죄부를 만들기 위한 수순이었음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