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 제한 선행" 압박…이란은 제재 해제 보장 요구공화당 강경파 반발에 트럼프 신중 모드이스라엘·걸프국 우려 확산…'아브라함 협정 확대' 카드도 난항 조짐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및 핵 연계 협상이 막판 진통에 빠졌다.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후속 핵협상 개시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핵 프로그램 제한과 대(對)이란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연합뉴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5일(현지시각) 보도를 인용해 양측의 협상이 다시 교착 국면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미국은 이란이 핵 활동 제한 조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우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언급했지만 이후에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로 선회했다.그는 24~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현재 논의되는 안이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이란 핵합의(JCPOA)와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며 "원하는 수준의 합의가 아니면 더 강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도 내놨다.이 배경에는 미국 내 정치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 핵 능력을 사실상 유지한 채 제재만 완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이 초기 제재 완화 혜택만 확보한 뒤 핵협상을 장기화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현재 미국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핵시설 제한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에서 보다 명확한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이란이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 이전 및 장기 농축 중단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앞서 WSJ는 미국이 최대 2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과 농축 우라늄 반출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반면 이란은 핵 문제를 후속 협상으로 넘기고 우선 휴전과 해상 봉쇄 완화, 경제 제재 해제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5일 "여러 사안에서 진전은 있었지만 최종 합의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며 미국 내부의 정책 혼선을 협상 지연 원인으로 지목했다.로이터 통신은 이날 바가이 대변인이 "미국의 의사결정 구조가 제도적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중동 역내 동맹국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 보장을 요구하면서도, 미국이 안보 우려가 해소되기 전에 중동 개입을 축소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이스라엘 역시 협상안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는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측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이스라엘은 이번 합의가 헤즈볼라 등 친(親)이란 세력에 대한 압박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아브라함 협정' 확대 구상 역시 변수로 꼽힌다. 그는 이란과의 긴장 완화를 계기로 사우디 등 아랍 국가들의 추가 관계 정상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가자지구 전쟁 이후 악화한 중동 여론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