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권선구 한 사설 어린이집 단체‧상습 학대 의혹 수사“낮잠 자는 아이 이불로 덮어 누르거나 목 졸라” 학부모 분개해당 어린이집, 논란 커지자 자진 폐원 결정… 폭행 의혹 교사는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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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유정 디자이너
    경기 수원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원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원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복수의 제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우는 아이들을 이불로 덮어 누르거나 목을 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CCTV가 없는 화장실로 데려가거나 뺨을 때리고 허리‧목을 꺾는 등 폭행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학부모 D씨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베개나 이불로 압박해 사망하는 사건을 뉴스에서만 봤지 우리 아이가 당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우리 아이를 이런 곳에 보내고 있었다니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학부모 E씨도 “아이가 소변을 보다 실수하면 배를 밀치거나 팔을 잡아 끌어 넘어뜨렸다”며 “낮잠 자고 있는 아이를 갑자기 화장실로 끌고 가거나 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 뺨을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편식하는 아이들의 입을 틀어막거나 밥을 다 먹지도 않았는데 식판과 수저를 빼앗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원아들을 학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 D씨는 “우리 아이가 원래 김치를 잘 먹지 않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김치를 먹고는 다 먹었다고 입을 벌려 보여주더라"며 "알고 보니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김치를 안 먹으면 (교사가) 입을 때리고 틀어막았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 “아이 행동 갑자기 이상해져 의심”… CCTV 확인 후 ‘경악’ 

    이 같은 아동 학대 정황은 갑자기 화장실에 가기 싫어하거나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들의 행동을 수상하게 느낀 학부모들의 신고로 드러났다.  

    최근 아이의 이상행동을 포착한 학부모 D씨는 아이로부터 “친구가 선생님한테 맞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이집 측에 상황설명을 요구했다. 

    A씨는 이때만 해도 ‘아이들이 그렇게 말해 소름 끼친다.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극구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 23일 직접 CCTV를 확인한 학부모들이 아동 학대 사실을 추궁하자 일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D씨는 “아이들이 그동안 맞았다는 이야기를 안 해서 어린이집 가기 싫어 하는 것을 가벼운 등원 거부로 생각했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분개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본보 취재가 시작된 후 오는 2월 말 자진 폐원을 결정한 상황이다. A씨는 지난 24일 퇴사했다. 

    원장 B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교사들에게 아동 학대 교육을 열심히 했는데 (CCTV에서) 불미스러운 장면이 포착됐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진행 과정이라 다른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A씨뿐만 아니라 원장 B씨와 보육교사 C씨를 대상으로도 아동 학대 방임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는 한편 교사 A씨와 어린이집 관계자, 피해 원아 보호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