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인선 안갯속… 與 이사 '표 이탈'로 판도 변화4일 이사회 투표서 과반 득표 안 나와‥ 결선 투표 연기5일 與이사 1人 사의 표명‥ '박민 반대' '재공모' 요청설사표 수리되면 여야 5대5 팽팽‥ 사장 선임 더 힘들어져
  • '무능 경영' 등의 사유로 해임된 김의철 전 사장의 '빈 자리'를 채울 KBS 보궐사장 인선이 안갯속에 빠졌다.

    지난 4일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했던 KBS 이사회가 돌연 '결선 투표'를 이틀 뒤로 미루면서 늦어도 이달 20일 전후로 차기 사장을 선임하려 했던 인선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최재훈 KBS 부산총국 기자, 이영풍 전 KBS 신사업기획부장 등 3명을 상대로 면접심사를 실시한 KBS 이사회는 곧장 표결을 진행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사회 과반(11명 중 6명)을 여권 추천 이사들이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여권 이사들이 결정하는 최종 후보자가 KBS 사장으로 굳어질 전망이었다.

    그런데 막상 투표를 실시하자, 여권 이사들 사이에서 '이탈 표'가 나왔다. 본지 취재 결과, 최소 1명의 여권 이사가 여타 이사들과 다른 견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박민 논설위원이 아닌, 다른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뿐만 아니라 야권 이사들도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6대 KBS 사장 임명제청에 관한 규칙'을 만들면서 4일 당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하기로 합의한 KBS 이사회는 이날 표결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 투표를 3회까지 진행하고, 그래도 나오지 않을 경우 사장 후보를 재공모하기로 했다.

    이에 이사회는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서기석 이사장이 '이사 한 분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다'며 오는 6일 오전 이사회에서 '재투표'를 하기로 하고 휴회를 선언했다.

    그러자 야권 이사들은 "결선 투표를 연기한 것은 '10월 4일 3인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진행한 뒤 사장 후보자를 제청한다'는 사장 선임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여권 이사 중에서는 A이사가 결선 투표 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날 서 이사장은 A이사에게 수차례 의견을 물었으나, A이사는 "의견이 없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이사는 5일 오전 이사회 사무국에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를 표명한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내정설'에 휘말린 박민 논설위원의 지원 철회와, 사장 후보 재공모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이사장은 6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속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열릴지는 미지수다. 일단 A이사가 사의를 표명했고, 야권 이사들도 "규정 위반"이라며 불참을 공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실제로 참석하지 않는다면 회의 정족수가 모자라 이사회 개최는 물론 결선 투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