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조총련 관계자와 저녁식사… 통일부에 신고 안 해북한주민사후접촉신고도 안 해… 시효 지나 과태료 부과 못해
  •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당시 후원금을 부정 수령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21년 8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해 9월 기소된 이후 11개월 만에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윤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당시 후원금을 부정 수령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21년 8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해 9월 기소된 이후 11개월 만에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윤 기자
    현행법상 반국가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등 '간토학살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논란이 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과거에도 조총련 인사들과 접촉했음에도 통일부에 사전·사후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미향 의원은 지난 9월 조총련 관계자들을 만나지 않았을 뿐더러 만날 의도나 계획이 없었다며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으나, 15년 전에는 조총련 관계자와 자리하는 등 해당 법을 위반한 전례가 발견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미향 의원이 참석한 행사에 함께 참석했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통일부에 사후 신고를 했다 '퇴짜'를 맞기도 했다.

    6일 뉴데일리 취재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윤 의원은 2008년 11월23~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9차 일본군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 전신) 상임대표였던 윤미향 의원은 정대협 소식지에서 11월24일 일정과 관련 "저녁에는 시내 한 동포식당에서 재일동포 여성들과 함께 교류회를 진행했다"며 "조총련 여성동맹 중앙본부의 이희자 부위원장과 오사카 신천옥 부위원장, 재일민주여성회 등이 함께 참석하여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에 의한 재일조선인 차별과 탄압에 대처하기 위해 앞으로 적극 연대하자며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윤미향 의원은 당시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하지 않았다. 남북한 주민의 접촉을 규정한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 2에 따르면, 북한주민과 회합·통신, 그 밖의 방법으로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긴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조총련은 같은 법 제30조 '북한의 노선에 따라 활동하는 국외단체의 구성원은 북한의 주민으로 본다'는 조항에 해당하는 단체로 접촉신고 대상이다. 조총련은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는 단체이며, 한국 대법원에서 '반국가단체'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윤미향 의원은 북한주민 사후 접촉신고도 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윤상현 의원에게 "2008년 제9차 일본군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 자체에 대한 정대협의 접촉신고는 사전, 사후 모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일부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5년의 시효가 지나 부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 위반이 명확한데도 당시 통일부가 안일하게 넘긴 것이다.
  •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 전신) 2008년 11월 소식지 갈무리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 전신) 2008년 11월 소식지 갈무리
    윤미향 의원은 지난 9월1일 일본에서 조총련 등이 개최한 '간토(關東)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년 도쿄 동포 추도모임'에 참석해 논란이 불거졌다. 윤미향 의원은 해당 일정과 관련해서도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하지 않았다.

    윤미향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일본의 간토 학살 100주기 희생자 추모사업들은 대부분 '간토 학살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가 조직돼 준비했다"며 "실행위에는 일본 각계각층의 단체와 중국의 단체까지 총 100여 조직이 망라돼 있다. 그 중에는 당연히 조총련도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미향 의원은 "(해당) 행사 외에도 다른 대부분의 행사에 조총련은 함께했다. 그게 일본 시민사회"라며 "일본 시민사회 어느 곳에 가든 조총련은 있다. 이번 방일 행사와 관련해 일본에서 총련 관계자를 만날 의도나 계획이 없었다. 헌화만 했을 뿐, 총련 인사와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행위, 즉 접촉하지도 않았으므로 사후신고 대상도 아니며 현행법 위반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미향 의원이 법 위반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행사에 참석한 정의연은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은 해당 논란이 한창 불거지던 지난 9월7일 접촉 일자를 '9월1일' 접촉 대상을 '조총련'으로 표기해 '사후'신고했다.

    다만 통일부는 사후접촉신고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반려했다. 통일부가 밝힌 사후접촉신고 가능 사유는 △가족인 북한주민과 접촉 △교역을 목적으로 긴급히 접촉 △사전계획 없이 인터넷을 통해 접촉 △편지의 접수 등 사전신고 불가능 △외국여행 중 우발적 접촉 등이다.

    통일부가 정의연의 사후신고를 반려한 만큼 과태료 부과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정의연의 조총련 인사 접촉 관련, 현재 사실 확인 중에 있으며 미신고 접촉에 해당한다고 최종 확인될 경우 과태료 부과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미향 의원은 국가보안법상 회합 혐의와 납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시민단체 등에 의해 고발됐다.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 관계자 등과 관련한 사건은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반국가단체인 조총련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면서 법에 명시된 접촉신고 의무를 등한시한 윤미향 의원이 과거 또다른 조총련 행사에 참석할때도 접촉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윤미향 의원과 정대협이 습관적으로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해보인다"며 "통일부가 당시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 명확한데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윤미향 의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