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문기 유족, 이재명 측에 "아버지 이용하려 변호사 꽂았나"유동규 "높은 분이 내려보냈다는데 감시하러 왔다는 생각 들었다"
  •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연합뉴스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뿐만 아니라,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게도 '가짜 변호사(감시용)'를 붙여 검찰 수사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장동사업의 실무를 담당했던 김 전 처장은 수사를 받던 2021년 12월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다음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등에서 "김 전 처장이 하위 직원이라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전 처장이 사망하고 두 달 뒤인 지난해 2월 이 대표 측 인사인 이모 씨가 김 전 처장 유족을 찾아갔고, 유족들은 이씨에게 변호인과 관련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기도 산하 단체 사장을 지냈다.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했다.

    당시 김 전 처장 아들은 이모 씨에게 "왜 아버지를 적극적으로 도와 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또한 "당연히 아버지는 버림받았다고 생각을 하셨고, A변호사를 꽂아넣은 것 자체가 유동규를 도와 주기 위해 아버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수사 초기 김 전 처장이 접촉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이 대표 측이 사건 무마를 위해 의도적으로 A변호사를 연결해 준 것이라고 의심하는 상황이다.

    이후 유족들은 당시 이씨와 나눈 대화 녹음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10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유 전 본부장이 2021년과 달리 검찰 수사에 협조해 김용·정진상 씨 관련 혐의를 본격적으로 진술하던 시기였다.

    당시 검찰은 "당신이 A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 아니냐"고 물었고, 김 전 부원장은 검사의 시선을 피하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재차 검사가 "시선을 바라보며 답하는 것이 어떠냐"고 하자 김 전 부원장은 "시선 갖고 따지지 말라. 충분히 질문하지 않았느냐. 좀 쉬자"고 답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들은 김 전 부원장의 진술조서에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가짜 변호사' 의혹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을 당시 경기도 고문변호사 A씨가 '가짜변호사'로 위장해 자신을 감시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전 본부장은 "높은 분이 내려보냈다며 왔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감시하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같은해 10월27일 유 전 본부장 변호를 그만뒀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김 전 부원장 재판에서도 "(민주당에서) 보내준 변호사들이 저를 위하지 않고 다른 행동들을 했다"고 증언했다. 또 해당 변호사들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일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지자 "가짜 변호사들이 내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나를 정치에 이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논란에 대해 민주당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고(故) 김문기씨의 변호사 선임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황당무계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측은 "감시용 변호사라는 것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일방적 진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