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유동규 "이재명 가면 벗겨질 것" 돌직구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을 두고 사적으로 해외 골프를 즐기고 공로 관계를 인정해 표창장까지 수여했는데 모를 수가 없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직전 기일 변호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서증조사를 진행하기 전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준비해 추가된 일부 공소사실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 측 변호인들이 '김 처장은 산하 기관 직원 600명 중 1명으로 기억 나지 않는다'고 언급한 부분과 관련 "김 처장은 위례신도시 주무부서 담당관으로서 이재명을 가까이에서 보좌했고, 이후 공로관계를 인정 받아 표창장까지 받았다"며 "그 600명 중 김 처장만큼 이 대표와 특별한 경험적 행위를 공유한 직원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조직·직제개편 및 인력현황을 살펴보면 김 처장은 개발사업1팀 선임팀장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부서와 보직에 있는 고위직 직원이었다"면서 "김 처장은 대장동사업의 실무책임자로서, 통상 단순한 업무 처리가 아닌 대장동 의혹의 핵심 내용들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이 대표 측 변호인들이 호주 출장 여부와 관련해서도 명시적으로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태도를 비판하며 "피고인은 자신의 발언 중 '시장 재직 때는 (김 처장을) 몰랐다'는 단 하나의 발언만을 전제로 주장을 펴고 있고, 골프를 같이 치면서 찍힌 사진은 '조작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호인들은 "호주에서 피고인과 김 처장이 같이 있는 영상을 보면 서로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다"면서 "이를 통해 당시 두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변호인들은 또 "당시 피고인을 보좌하는 인물은 유동규였던 것 같다"며 "유동규를 보좌하러 온 김 처장을 이 대표가 기억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변호인들은 대법원 판례도 소개하며 "토론회 등에서 계속되는 문제에 대한 발언에는 즉흥성이 존재한다"며 "구두발언은 짧은 시간 내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언어 사용이 불명확해, 허위사실 공표죄를 들이대면 정치권에서의 토론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김 처장이 대장동 핵심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이 대표에게 대면보고했다'는 검찰의 주장에는 "김 처장이 대장동 비리 핵심 내용을 보고했겠느냐"며 "김 처장은 정상적 사업에 대한 보고이지, 비리 의혹에 대한 보고와 연루됐다는 것은 옳지 않으며 말꼬리를 잡아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또 다른 대장동 개발사건의 오전 공판이 끝난 뒤 휴정시간에 '이 대표에게 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질문에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처장과 출장 중 골프를 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김문기 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직접 몰아 이재명 대표를 보좌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티샷 하고 난 다음에 공을 찾아야 하는데 한국처럼 캐디가 없으니까 직접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김 팀장 거기 있어' 이런 이야기도 다 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 전 본부장의 발언은 이 대표 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친 적 없고, 김 처장은 유동규를 보좌하기 위해 온 사람'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응해 직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관계들이 서서히 다 드러나고 가면이 벗겨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