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방통위 양 국장,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으로 기소"TV조선이 '재승인 기준' 넘기자, 심사위원장에게 알려방통위 간부 또 기소‥ 수사망, 방통위원장으로 좁혀져
  •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지난 1일 구속된 양OO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이 재판에 회부됐다.

    지난 20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박경섭 부장검사)는 양 국장을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0년 3월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TV조선이 재승인 요건을 충족하는 평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집계되자, 양 국장이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윤OO 광주대 교수에게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고쳐 평가 결과를 조작할 수 있도록 TV조선에 대한 평가점수 집계 결과를 몰래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OO KBS 이사, 방통위 국·과장과 공모‥ 점수 조작 의혹


    앞서 감사원 조사 자료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방통위 직원들의 위법 행위를 포착한 검찰은 지난달 11일 차OO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을 구속하고, 2차례 구속심사 끝에 지난 1일 양 국장을 구속했다. 두 사람에게는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 누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이 적용됐다.

    차 과장은 2020년 4월 당시 TV조선의 최종 평가 점수(공정성 부문)가 '과락'으로 조작된 사실을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보고하지 않고,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과장은 지난달 31일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KBS 이사인 윤 교수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양 국장과 차 과장의 요구대로 TV조선의 최종 평가 점수를 낮게 조작한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까지 4차례 이상 방통위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지난 16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사무실과 자택까지 수색하며 수사망을 '방통위 최고 책임자'로 좁혀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밝힌 입장문에서 "종편 재승인 심사는 방통위원들이 협의해 선임한 심사위원들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고,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의 의결 절차를 거쳐 재승인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됐다"며 "국·과장을 비롯한 사무처는 절차를 사무적으로 지원하는 한정적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라고 관련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TV조선, 공정성 점수 '과락'… '재승인 거부' 사유 발생


    방통위에 따르면 TV조선 등 종편 4개사는 3~5년마다 이뤄지는 재승인 평가에서 1000점 만점에 650점을 넘기고 중점심사사항(공정성 등)에서 기준점의 절반 이상을 얻어야 재승인을 받을 수 있다.

    2020년 심사 당시 TV조선은 총점(653.39점)이 재승인 기준점수인 650점을 넘겼으나, 중점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부문에서 과락해 위기에 몰렸다. 총점이 650점 이상이라도 중점심사사항에서 심사 기준점에 못 미치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성 항목에서 기준점의 절반인 105점에 0.85점 미달하는 104.15점을 받은 TV조선은 2020년 3월 26일 '재승인 보류' 결정을 통보받았으나 같은 해 4월 20일 '조건부 재승인' 허가를 받아 기사회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