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시민단체, 참사 100일 추모대회 진행… 시청 앞 분향소 기습 설치참여자 "광화문 분향소 막으니, 오세훈 있는 시청 앞 분향소 차린다"… 경찰 연신 밀어내경찰 "불법행위 체증" 외치며 제지했지만 10분 만에 설치 완료… 현재 해산 절차 들어가
  • 4일 오후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행진'을 연 유가족들과 침가자들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분향소를 기습 설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과 경찰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시스
    ▲ 4일 오후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행진'을 연 유가족들과 침가자들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분향소를 기습 설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과 경찰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 100일째를 하루 앞둔 4일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기습적으로 희생자 추모 분향소를 설치했다. 경찰이 신고한 집회 장소가 아니라며 제지했으나 집회 참여자들은 몸으로 경찰을 밀어내 분향소 설치를 강행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에서부터 종로구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후 1시 10분쯤 중구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행진을 멈추고 기습 분향소 설치에 나섰다. 시민대책회의 측은 "광화문에서 분향소를 차리지 못하게 하니, 책임을 져야 할 오세훈이 있는 시청 앞에 분향소를 차리려 한다"라며 "경찰을 막아주십쇼. 분향소 설치를 도와주십쇼"라고 외쳤다.

    지난달 30일 서울시는 유가족 측에서 요청한 광화문광장 세종로공원 내 추모공간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다. 시는 광화문광장 대신 녹사평역 안에 추모 공간을 설치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집회 참여자들은 트럭에서 목재 합판과 각목, 천막 등을 꺼내 급히 분향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분향소 설치를 막으려는 경찰들을 몸으로 밀어내며 "희생자도 모자라서 희생자 가족들도 위협하냐" "안전하게 설치하고 있으니 우리를 자극하지 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경찰에 "희생자 가족도 위협"

    경찰은 이에 확성기를 들고 "신고한 집회 장소가 아닌 시청 광장으로 이동해 집회를 하고 있다"며 불법행위에 대해 채증하겠다고 통지했다. 또 "천막 주변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매우 협소하고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재차 방송했다. 

    그러나 분향소를 둘러싼 집회 참여자들에 막혀 경찰과 시청 공무원 등 제지자들은 분향소 설치를 막지 못했다. 결국 시작 단 10분 만에 유가족들은 분향소 위 영정 사진을 올리며 간이 분향소 설치를 완료했다. 

    이후 시민대책회의는 분향소를 지키기 위해 시청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겼고, 노란 점퍼를 걸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역시 분향소를 지키러 이들의 집회에 합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정의당 소속 의원 수십명도 참석했다. 

    현재 집회 관할인 남대문경찰서는 오후 3시쯤부터 "신고된 범위를 벗어난 집회"라고 안내하며 해산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20조에 따르면 관할경찰서장은 불법 집회에 대해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해산을 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