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원 리호남·리종혁·송명철 등 北 고위층 만난 현장 영상 공개돼2019년 7월 마닐라서 손잡고 얼굴 대며… "소원은 통일" 만세 삼창"김성태에게 고맙다고 했나" 묻자… 이재명 "소설이라니까" 일축
  •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압송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8개월의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압송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경기도와 함께 대북사업을 추진하며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난 현장을 담은 영상이 1일 JTBC를 통해 공개됐다.

    리 부위원장은 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 국가보위성 공작원 리호남 등과 함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에 등장하는 북한 측 핵심 인사다.

    JTBC가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한 고위관계자들을 만난 김 전 회장은 술을 마시고 리 부위원장의 뺨에 입을 맞췄다. 김 전 회장이 뺨을 내밀자, 리 부위원장도 입맞춤으로 화답했다. 

    김 전 회장은 건배사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 통일, 통일"을 외쳤고, 리 부위원장 등과 손잡고 "조국통일 만세, 만세, 만세"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의 대북사업과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위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김성혜 당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겸 조선아태위 실장 등이 "경기도 대신 사업비 5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자,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4월 경기도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 비용으로 500만 달러를 보냈다. 

    또 2019년 11∼12월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고도 진술했는데,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의 측근은 "카레 분말 봉투에 달러와 유로 현찰을 담아 밀봉해 중국 선양에서 북측에 줬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함께 여러 대북행사를 진행하며 대북사업을 호재로 띄우면서 쌍방울 계열사 주가는 3배 넘게 뛰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지원하에 북한과 '경제협력 합의서'를 체결하고 지하자원 개발, 관광지 및 도시개발, 물류 유통, 자연에네르기 조성, 철도 건설, 농축수산 협력 등 6개 분야의 우선 사업권을 따냈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에 앞서 이 대표의 도지사선거도 지원했다고 보고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법인카드 등 1700만원가량을 '이재명 선거운동을 위해 썼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한편,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에서 '방북 자금 관련해 이화영 부지사에게 보고 받은 적 없느냐'는 질문에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러시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김 전 회장과의 통화에서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러지 마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