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주주의 위기" vs 공화당 "경제 심판"여성·히스패닉 표심 이동… 민주당, 텃밭에서 위태트럼프, 중간선거 이후 2024년 대선 도전 선언 시사
  • ▲ 바이든과 오바마 전 대통령 필라델피아 합동 유세 장면ⓒ뉴시스
    ▲ 바이든과 오바마 전 대통령 필라델피아 합동 유세 장면ⓒ뉴시스
    미국 중간선거가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가운데 하원은 공화당 우세, 상원은 민주·공화 양당 간 초박빙의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서 미국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탈환할지, 민주당이 하원을 내주고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미국 대선지형도 요동칠 전망이다.

    하원, 공화당 승리 확률 82%… 상원, 초접전

    이번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전체 435명, 상원 100명 중 35명, 50개 주의 주지사 가운데 36명을 뽑는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선거 판세를 분석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연방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확률이 82%라고 분석했다.

    연방 상원의원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확률이 54%로 민주당 46%보다 약간 높지만, 연방 하원만큼 승패가 분명히 갈라진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민주·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1%포인트도 채 나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민주당 존 페터만(46.8%) 후보가 공화당 메메트 오즈(46.4%) 후보에게 불과 0.4%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밝혔다. 반대로 조지아주 민주당 현역 라파엘 워녹(46.5%) 의원은 공화당 허셜 주니어 워커(46.6%) 후보에게 0.1%포인트 뒤지고 있다.

    현재 100석의 연방 상원은 민주당(48명),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2명)과 공화당 50석이다. 그동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민주당이 다수당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 공화당이 한 석만 더 차지하면 다수당이 된다.

    이 때문에 연방 상원의원선거 결과는 격차가 1%포인트도 채 나지 않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 결과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네바다·애리조나·뉴햄프셔·콜로라도·오하이오·위스콘신주 등의 상원의원선거에서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어, 어느 쪽이 상원 다수당이 될지 예측불허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가 승패 가를 핵심 쟁점… 여성· 히스패닉 표심 이동

    인플레이션 등 경제문제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ABC방송-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응답자의 81%가 '경제', 78%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반면 NBC 방송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민주주의 위협(23%)이 경제(20%)를 앞섰다.

    여론조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경제문제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것이 중론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와 선벨트(남부 주) 중 펜실베이니아·조지아· 애리조나·네바다주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펜실베이니아·조지아·네바다에서 공화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텃밭인 뉴욕주 주지사와 하원의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보이는 주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꼽혔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원동력으로 알려진 교외 백인여성과 히스패닉도 물가 급등과 이민정책에 따른 불만 때문에 공화당으로 표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교외 백인여성의 표심은 지난 8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48%)이 공화당(35%)을 앞섰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공화당(50%)이 민주당(35%)에 역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 ▲ 트럼프 오하이오 유세 현장ⓒ뉴시스
    ▲ 트럼프 오하이오 유세 현장ⓒ뉴시스
    사전투표 역대 최다에 부정선거 음모론 솔솔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전국 사전투표 수가 4134만여 표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중간선거 당시 전체 사전투표 수(3910만 표)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역대 최고치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까지 투표소에서 실시하는 직접사전투표는 약 1902만 표, 우편투표는 약 2232만 표를 기록했다. 우편투표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총 사전투표 수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에서 대리투표 등 부정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펜실베이니아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언급하며 '또 시작이다. 부정선거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미국은 주별로 투·개표 규정이 달라 모든 선거 결과가 확정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펜실베이니아주와 위스콘신주는 사전에 도착한 우편투표 용지도 당일까지 기다려 개봉하므로, 당일 개표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또 캘리포니아·네바다·워싱턴주는 우편투표 봉투에 8일자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으면 뒤늦게 도착해도 모두 개표해 결과에 반영한다.

    개표가 장기화하면 부정선거 논란이 거세지면서 2020년 대선처럼 혼선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024년 대선 도전 시사

    레드웨이브(붉은물결·공화당의 대승)를 예상한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재선 도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열린 펜실베이니아 지원유세에서 "여러분은 정말 짧은 시간 내에 아주 행복해질 것"이라며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 지지율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대형 스크린에 띄우기도 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71%, 차기 대선 경쟁주자인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0%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중간선거 이후 2024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시사해왔다. 미국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