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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칼럼] '자유주의'에 대한 과잉 비난… '자유'란 무엇인가

류근일 뉴데일리 논설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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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2 14:16 수정 2022-09-22 14:19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방홍보원)

'자유주의'에 대한 과잉 비난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자유를 21번 강조했다.
그의 취임사와 8.15 경축사에 이은 연작(連作)인 셈이다.
자유를 향한 여망에 주사파와 마르크스· 레닌파는 당연히 매도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딱히 좌익도 아니면서,
고전적 자유주의가 곧잘 불평등·억압·고문·학살로 갔다며
그 상투적인 매도에 가담한다. 

자유의 실패가 있었을 수는 있다.
그런 사례는 당연히 시비의 표적이 될 만하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었다 해서
고전적 자유주의 자체가 마치 억압·고문·학살로 갔다는 식으로 불쑥 말하면,
그건 자칫 과잉 일반화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자유를 내세운 쪽의 불평등·억압·고문·학살이 더 많았느냐…,
아니면 독재를 공언한 쪽의 그것이 더 많았느냐…,
이것을 정확하게 교량(較量)한 통계는 본 바 없다.
그러나,
자유주의도 파시즘 나치즘 볼셰비즘 히틀러 스탈린 폴 포트 김일성과 나란히 서서
억압·고문·학살을 자행하곤 한 것처럼 말하면,
자유와 비(非)자유의 차별성이 너무 불공정하게 간과될 수 있다. 


'자유'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자유란 과연 어떻게 설명하면
가장 적절하게 그 참 뜻이 리얼하게 묘사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 말하면 하품만 날 것이다.
고담준론 말고,
한 인물의 생애(生涯)를 바라보고 자유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


'자유'에 목숨 바친 폴란드 군 초급장교

예컨대 비톨트 필레스키(Witold Pilecki).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저항한 폴란드 군(軍) 초급장교 출신 레지스탕스였다.
그는 아우슈비츠에 침투하려고 독일군에 일부러 잡혔다.
수용소에서 직접 보고 듣고 당한 걸 연합군에 보고했다.
수감자를 밖으로 빼돌리는 방식으로. 

그는 그 안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그리곤 신출귀몰(神出鬼沒),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차라리 아우슈비츠를 폭격하는 게 더 인간적"이라고 연합군에 보고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스탈린은 일부러 진격을 지연시켰다.
나치가 폴란드 민족주의자들을 도륙하길 바라서였다.
연합군은 그걸 모른 체했다.
그는 소련과 공산 정권이 점령한 지역에 남아 계속 정보를 수집하다 잡혔다.
그의 충성심은 런던에 있는 폴란드 자유 임시정부를 향한 것이었다. 

그는 "공포보다 기쁨을 조금 더 느끼면서 죽고 싶다"고 늘 소망했다.
스탈린 법정은 그를 '인민의 적'으로 몰아 처형했다.
그의 희생은 2000년대에 와서야 비로소 조명되었다. 

이거다.
나치에도 저항하고 스탈린주의에도 저항한 비톨트 필레스키의 생애.
그의 고통스러웠을 삶,
그리고 공포를 이겼을 죽음.
그 위대한 의미를 그대는 아는가?
아우슈비츠에도 수용소 군도(群島)에도 빼앗길 수 없었던,
인간 필레스키의 두 번의 선택.
자유란 바로 그런 것이다.


'자유'에 대한 망언

이 처절한 사연의 100만분의 1 만큼도 촌탁(忖度)하지 못하는 한,
자유에 관해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
"자유를 너무 내세우면 불평등·억압·고문·학살로 간다"
어쩌고 하는 말일랑은 더더욱.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에서도 국제사회에서도 자유의 정신을 역설했을 때,
주사파 화적(火賊) 떼가 우우~ 하고 비난한다면,
그건 당연하다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축에도 채 끼이지도 못할
어정쩡한 스펙트럼(spectrum, 색깔 띠)이 그런다면,
그건 코미디다. 

국민의 힘인들,
상업주의 미디어 메신저들인들,
제대로 된 자유주의자들이라 할 수 있을까?
비톨트 필레스키 영혼이여,
이 자유의 불모지에 홀연 임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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