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용이 끝난 '전두환 언론장악 프레임'을 TBS에 쓰겠다고?송영길보다 'TBS 개혁론자'에 '민심'이 쏠린 상황 직시해야민심의 요구 귀담아 듣지 않은 '언론노조-TBS' 앞날은 뻔해
  •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계속해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오 후보가 교통방송 본래 목적에서 이탈해 정치방송으로 변칙 운영되는 TBS를 교육방송으로의 전환을 고려 중이라고 하자 보이는 한결같은 반응이다. 바구니 안에 소금을 투척하자마자 경기를 일으키며 튀어 오르는 미꾸라지 모습이 떠오를 만큼 격렬하고 과도하다고 느낀다. 그만큼 오 후보가 TBS 일부 직원들, 언론노조 쪽 아픈 곳을 건드렸으니 그럴 터.

    그런데 문제가 있다. ‘정치방송 TBS’ 사수에 기를 쓰는 세력이 오히려 오 시장을 돕고 있다는 점이다. 그게 뭘까.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 구닥다리 케케묵은 공격이다. 언론노조는 오 시장에 전두환 프레임을 씌운다. 지난 주 프레스센터 앞에서 있었던 기자회견 중에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런 말을 했다. “방송사 편성에 현직 시장이 개입해서 ‘교육방송으로 바꾸겠다’는 오만방자한 발언을 늘어놓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냐” “이 같은 시도는 전두환 때 있었다. 그때도 맘에 안 드는 언론을 없애고 통폐합하며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전두환 언론통폐합 프레임은 전 전 대통령이 사망,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효용성도 끝이 났다. 전두환 언론통폐합을 떠올리기엔 현재 정치방송 TBS에 대한 국민적 반감도 너무나 크다. TBS의 간판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파성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작년 시사저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3명 중 2명은 뉴스공장이 편파적이고 57.4%의 국민이 김어준 하차를 원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TBS 쪽이나 언론노조에서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단 한 번도 반성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없다.

    대다수 국민이 원치 않는 방송을 밀어붙이면서 그런 점을 지적한 오세훈에게 방송사 편성에 개입하는 건 방송법 위반이라고 떠드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이쯤에서 필자도 민주당이나 언론노조 세력이 특히 자주 써먹는 헌법1조를 한번 상기시켜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시대착오적인 언론노조의 투쟁, TBS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는 아이러니

    그렇다면 ‘TBS는 정치방송, 편파방송을 그만두라’는 국민 다수의 뜻을 누가 존중하고 있는 것인가. 오세훈인가 아니면 TBS 노조와 언론노조인가. 헌법 위반은 누가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방선거전에서 TBS 개편은 김어준 탄압이라는 송영길보다 TBS 개혁론자 오세훈에 민심이 크게 쏠려있는 현상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언론노조 쪽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TBS 예산 삭감을 주장해 당선됐고 현재는 그보다 더 나간 TBS의 개편을 공약해 앞서가는 오세훈이 다시 당선된다면 TBS 노조나 언론노조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된다. 민심이 TBS의 개혁을 원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한데, 그걸 막을 아무런 명분이 없다는 얘기다.

    필자는 작년 한 칼럼에서 “TBS 문제는 내년 대선은 물론이고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스스로 알아서 미리 그 폭탄을 해체하라……TBS 정치편향은 정부여당이 먼저 수습해야 한다”고 당시 막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가 된 송영길 후보에 조언의 글을 쓴 적이 있다.

    TBS에 대한 송 대표의 당시 태도와 현재는 달라진 것이 거의 없지만 대선은 이미 필자가 경고했던 대로 이뤄졌고 지선의 결과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예측대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TBS를 상식선에서 개선하는데 민주당이 앞장선다면 민심이 반응할 것이라는 필자와 많은 국민의 조언을 귓등으로도 안 들은 탓이다.

    민주당이 그 실수를 다시 하라고 부추기는 게 바로 언론노조다. 그래서 TBS 직원과 언론노조가 오세훈 후보 시장선거 운동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오랫동안 민심의 요구를 귀담아 듣지 않은 TBS의 앞날은 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야 애초 교통방송이 설립목적인 TBS는 정치시사 방송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민심의 요구는 최소한의 균형감각만큼은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그 오랜세월 동안 이조차 듣지 않았으니 말로가 정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조만간 TBS에도 엄청난 개혁의 폭풍이 몰려올 터인데 그 주역은 누가 뭐래도 이 폭풍을 만들고 끌어오는데 앞장선 언론노조가 될 것이다. 이것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