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교착상태 타개하고 우크라·서방에 경고하려 사람 없는 곳에 소형 핵무기 사용할 수도동유럽 배치 러 전술핵무기 2000기, 유럽의 美전술핵무기 100기…바이든, 곧 유럽 방문
  • ▲ 우크라이나 침략 전인 지난 1월 말 훈련을 준비 중인 러시아군 이스칸데르. 우크라이나에 대한 소형 핵무기 공격을 할 경우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 꼽힌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크라이나 침략 전인 지난 1월 말 훈련을 준비 중인 러시아군 이스칸데르. 우크라이나에 대한 소형 핵무기 공격을 할 경우 가장 적합한 수단으로 꼽힌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교착상태를 타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에게 남은 탄약과 식량, 연료가 사흘 치”라고 주장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 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에게 엄포를 놓기 위해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러시아 당국자는 “국가가 위협에 처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NYT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러의 소형 핵무기 사용 우려 확산”

    21일(이하 현지시간) “푸틴이 전쟁에서 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 결국에는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는 전장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고 유리한 전황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훈련을 해왔다”며 “러시아군은 다양한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는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핵전문가를 맡고 있는 울리히 퀸 함부르크대 교수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쓸) 가능성이 아직은 적지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전황이 러시아에 계속 불리하게 돌아가고, 서방의 압박이 점점 커지면 핵무기를 사용하고픈 생각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황을 바꾸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에 따르면, 퀸 교수는 2018년 발표한 논문에서 러시아가 전면 핵전쟁 이전에 경고 명목으로 북해 먼 바다를 향해 핵무기를 쏘는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퀸 교수는 “이런 말을 하는 건 매우 공포스럽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지금 커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 “러군 식량·연료, 사흘 치밖에 안 남아”…바이든, 유럽 방문해 관련 내용 논의

    러시아군 상황이 생각보다 안 좋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22일 BBC는 “러시아군의 탄약과 식량이 사흘 치 밖에 안 남았다”는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주장을 전했다. 방송은 “현재 러시아군 연료는 탱크와 트럭에 사흘 정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며 “러시아군의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은 “다만 이 내용은 검증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뿐만 아니라 미국 정보기관도 러시아군의 상황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국장 스콧 베리어 소장은 지난 17일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전황을 설명하며 “전쟁으로 러시아군 전력이 계속 약해질 경우 핵 억제력에 의존해 서방에 경고하고 힘을 과시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번 주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회담에서 러시아가 화학무기·생물무기·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이버전을 벌일 경우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 크렘린궁 대변인 “국가가 위협 처하면 핵무기 사용”

    “우크라이나에 소형 핵무기를 쏠 수 있다”는 서방 측 우려에 대해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2일 CNN의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만푸어가 “푸틴 대통령은 어떤 조건에서 핵무기를 쓸 것인가” 묻자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라가 실존적인 위협에 처한다면 쓸 수 있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러시아가 그 어떤 군사적 목표도 달성 못했음을 인정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제거해 중립국으로 만들고 민족주의 성향의 군대를 없애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하도록 만드는 것도 목표라고 덧붙였다.

    동유럽 겨냥 소형 핵무기…러 2000기, 미 100기…핵전쟁 시 사상자 9000만 명

    전미과학자연맹(FAS)의 한스 크리스텐슨 핵정보 담당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동유럽 공격이 가능한 소형 핵무기가 2000기에 가깝다. 반면 미국은 동맹국 등의 반대로 유럽에 100기 정도의 소형 핵무기만 배치해 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소형 핵무기를 경고용이랍시고 발사한 뒤 나토가 여기에 소형 핵무기로 응사하면 핵전쟁이 확산될 것”이라며 “결국 몇 시간 안에 90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프린스턴대의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