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신랑, 21살 신부, 결혼식 직후 민병대 입대…女하원의원 "남자들처럼 우리나라 지킬 것"전직 대통령 "푸틴, 우크라이나 영원히 점령 못할 것"…SNS서는 입대 인증 줄지어 올라와
  • 스비아토슬라프 푸르신(24)과 야리나 아리에바(21)가 결혼식 직후 총을 받은 뒤 언론들의 요청에 포즈를 취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비아토슬라프 푸르신(24)과 야리나 아리에바(21)가 결혼식 직후 총을 받은 뒤 언론들의 요청에 포즈를 취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순 군사장비 비교를 토대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순식간에 패배할 것이라던 언론들의 전망이 빗나가는 모양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를 향해 결사항전을 선포했다. 결혼식을 마친 직후 민병대에 입대한 20대 신혼부부부터 전직 대통령, 현직 여성 하원의원, 키예프 시장과 그 동생까지 모두 총을 들고 러시아에 맞서겠다고 나섰다.

    20대 신혼부부 “무섭다. 죽을 수 있지만 우리는 함께 하고 싶다”

    CNN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20대 신혼부부와 전직 대통령, 현직 여성 하원의원이 총을 들고 러시아에 맞서기로 한 내용을 전했다.

    올해 24살의 신랑 스비아토슬라프 푸르신과 21살의 신부 야리나 아리에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당초 이들은 6월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의 침략으로 미래가 불확실해지자 결혼식을 올리고 민병대에 입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24일 키예프의 성 미카엘 수도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방송에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러 나갈 것이다. 죽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저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 “두렵다”고 밝힌 아리에바는 “지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자원자들이 모인 민병대에 입대, 소총을 지급받은 뒤 소속 정당인 ‘유럽연대’ 사무실로 향했다. 방송에 따르면, 민병대는 이들이 좀 전에 결혼한 신혼부부라는 사실을 알자 전선이 아닌 후방에서 지원을 하는 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이곳 또한 전선에서 멀지 않았다.

    포로센코 전 대통령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영원히 빼앗을 수 없다”

    CNN에 따르면, 페트로 포로센코 전 대통령도 소총을 들고 저항에 나섰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미쳤다. 그는 단지 우크라이나인을 죽이기 위해 여기에 온 악마”라고 비난했다. 이어 포로센코 전 대통령은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선포한 게 아니라 전 세계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로센코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로 민병대를 구성했다고 밝히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 못한다고 보느냐”는 CNN의 지문에 포로센코 전 대통령은 “영원히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푸틴이 얼마나 많은 병력을 갖고 있든,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갖고 있든,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든 우크라이나를 가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 여성하원의원, 총들고 “나라 지킬 것”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 하원의원 키라 루디크도 총을 들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소총을 든 사진을 올린 뒤 “우리 여자들도 남자들과 똑같이 우리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루디크 의원은 “(푸틴은) 우크라이나군의 준비태세를 과소평가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스스로 무장하고 우리 땅 모든 곳에서 싸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여기는 우리나라”라고 강조했다.

    SNS에 올라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결사항전’ 다짐들

    현재 트위터 등 SNS에는 러시아군에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인증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 중에는 현 키예프 시장인 비탈리 클리츠코도 있다. 그는 현지에서 민병대를 지휘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그의 동생 블라디미르 클리츠코는 거주하던 영국 런던을 떠나 우크라이나 민병대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클리츠코는 전 헤비급 권투 챔피언이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반전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지식인들 또한 우크라이나 침략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심지어 러시아의 한 청원사이트에는 푸틴 대통령 탄핵을 요청하는 청원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