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 포함한 우크라 곳곳서 포성·폭음… 흑해함대, 오데사·아조프항에 상륙작전러시아 “전쟁 아니라 군사작전… 서방 개입하면 처음 보는 결과 초래할 것” 으름장
  • ▲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습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사진은 수도 키예프의 공습 장면. ⓒ트위터 '에어로신트 디비전 PSF' 공유영상 캡쳐.
    ▲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습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사진은 수도 키예프의 공습 장면. ⓒ트위터 '에어로신트 디비전 PSF' 공유영상 캡쳐.
    러시아가 전면적인 침략을 개시했다고 우크라이나정부가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도이체벨레(DW) 등은 현지 특파원들이 포성과 폭발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누구든 이번 일에 개입했다가는 본 적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하르키프·드니프로의 비행장·군사기지, 미사일 공격 받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4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보좌관은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키예프·하르키프·드니프로 인근의 군사기지와 비행장, 군 지원센터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군이 조금 전 우크라이나 침략을 시작했다”며 “평화로운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공습받고 있다. 이것은 침략전쟁”이라고 밝혔다.

    키예프 현지 기자들은 “군사행동의 징후로 여겨지는 폭음을 들었다”며 “도심에서는 오전 7시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사람들은 대피소로 대피했다”는 보고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SNS 사용자들은 동부 돈바스 지역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던 크라마라토르스크를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폭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통신 기자는 키예프 상공에서 순항미사일이 날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과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크림반도 남쪽 해상에서 훈련하던 러시아 흑해함대도 이날 아조프해와 오데사항에서 상륙작전을 벌였다. 오데사에서는 폭발이 목격됐다고 통신들은 전했다.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략이 시작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계엄령 선포를 밝히고 “우리는 강하다. 우리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러시아를 물리칠 것”이라며 항전할 뜻을 밝혔다.

    푸틴, 우크라이나에 항복 요구… “개입하면 겪어보지 못한 결과 초래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쯤 대국민 TV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면서 “서방국가들이 이번 일에 개입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략을 두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면서 “우리 목표는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 우크라이나 정권에 학대당하고 집단학살의 희생자가 될 뻔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일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해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인질로 잡고 러시아를 상대로 이용하려는 자들로부터 국익을 수호하려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 ▲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무장해제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지금 당장 무기를 버리고 귀향하라. 이후 발생하는 유혈사태의 모든 책임은 우크라이나정권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서방국가들을 향해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개입할 경우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특별 군사적전일 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대사 간 설전이 벌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세르게이 키슬리챠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대사는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러시아에 “유엔 안보리 의장직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키슬리챠 대사는 “몇 분 전 푸틴 대통령이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음을 러시아대사에게 확인했다”며 “전범은 지옥으로 직행할 것”이라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번 일은 전쟁이 아니라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네벤자 대사는 “결론적으로 우리의 이번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아니라 키예프의 집권 군부를 공격하려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면전을 벌인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바이든 “나토 등 동맹과 단호히 대응”… G7 정상회담서 추가 제재 논의할 듯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략한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것은 정당하지 않은 공격으로, 이로 인한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면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국, 협력국과 단결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 G7(주요 7개국) 정상들과 화상회담을 한 뒤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한 불필요한 침략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가할 수 있는 추가적인 행동을 발표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3%, 일본 토픽스(TOPIX)는 2% 하락하는 등 국제 금융계도 동요하고 있다. 

    신문은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24일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