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원 진지하게 고민 중…다만 우크라이나 상황 악화되지 않고 외교로 해결되길”미국, 지난 1월 한·일에 천연가스 수입량 일부 유럽에 양보 요청…일본 ‘수락’. 한국 ‘난색’
  • ▲ 한국가스공사가 운영하는 제주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가스공사가 운영하는 제주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연가스 수입량 일부를 유럽에 양보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던 문재인 정부가 유럽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단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외교부 당국자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돼 유럽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천연가스를) 유럽에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고 뉴스1 등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우크라이나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고 외교를 통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미국은 지난 1월 하순 한국과 일본 등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하는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이 천연가스 부족난에 빠졌으니 한일 양국의 수입량 일부를 양보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럽 국가들과 천연가스 스왑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겨울철 국내 천연가스 수요량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 측에 사실상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일 외교부 당국자가 “유럽에 대한 지원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겨울이 끝나는 3월 천연가스 수입 잉여분을 유럽에 양보할 것이라는 해석이 외교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필요한 천연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양을 대폭 줄였다.